[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 포드 자동차(2014년식)를 모는 50세 직장인 남성 A씨는 지난달 자동차보험 갱신 중 인상률이 13.5%라는 말을 들었다. 올해 산출된 보험료는 109만원으로 작년 97만원보다 15만원이나 증가했다. A씨는 그사이 교통사고를 낸 적이 없다.
무사고임에도 보험료 인상률 ‘폭탄’을 맞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외제차일수록 고령일수록 인상률이 높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보험료 인상에 대한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보험사들이 올해 인상률을 3%대로 밝혔지만, 실제 보험료는 10~20% 가량 올랐다는 불만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 일부 보험사는 자동차보험 평균 인상률을 약 4.5%로 책정했다. 이는 올해 초 대형 손보사들이 밝힌 자동차보험료 인상률 3.3∼3.5%보다 1%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3~4% 수준은 평균일 뿐이고, 개인과 차종에 따라 차등 적용돼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제차의 경우, 고가수리비 자동차 자기차량손해 보험료 할증이 강화되면서 대폭 인상됐다. 고가수리비를 일으키는 자차보험료의 할증률을 최대 15%에서 23%로 올랐다.
이뿐만 아니라 각 보험사는 총보험료 인상 외에 수시로 ‘요율 상대도조정’ 작업을 한다. 자체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바탕으로 손해율이 높은 집단에는 더 높은 보험료율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상대도조정은 별도로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받지 않는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작년에 회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심각해 가입자 집단별로 여러 가지 조정을 한 결과 일부 가입자의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컸을 수 있다”며 “특히 수입차는 손해율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더 오른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심각하게 악화하면서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판매를 일부러 줄이는 디마케팅(demarketing)을 벌이고 있다. 보험료를 올리거나 인수심사를 강화하는 것 등이다. 중소형사들이 손해율에 못 이겨 보험료를 더 많이 인상하면 자연스럽게 대형사의 시장 점유율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료가 많이 오른 가입자들이 이탈해도 괜찮다는 전략”이라며 “회사 입장에서 점유율이 떨어지지만 수익성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현재 원수보험료 기준 18조원에 육박하는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은 삼성, 현대, DB, KB 등 ‘빅4’ 업체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