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국제 금값이 4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섰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이 전날보다 온스당 34.70달러(1.7%) 오른 2,0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이 종가 기준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2011년 8월 22일 세워진 온스당 1,891.90달러의 기록을 지난달 24일 깨뜨린 지 1주일여 만에 2,000달러 선을 돌파한 것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가격이 올랐다. 최근 미 달러화 반등세가 주춤해진 데다 미 국채 수익률이 낮아진 것이 금 쏠림현상을 더욱 심화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경제 타격을 완화하기 위한 미 정가의 추가 경기부양책 논의가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중에 달러화가 더 많이 풀리면 상대적으로 금의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워싱턴 정가가 더 많은 경기부양안을 승인할 것이라는 희망이 금값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금값 2000달러 돌파는 투자자들이 향후 물가상승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마켓워치는 해석했다. 금융회사 RBC의 크리스토퍼 로우니는 마켓워치에 "여러 가지 위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금은 '안전한 피난처'로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금값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 속에 달러 약세 우려가 겹치면서 2000달러대 중반 또는 최대 3000달러까지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골드만삭스 그룹은 2,300달러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의 마이클 위드너는 2,500달러에서 최대 3,000달러를, RBC캐피털마켓은 3,000달러를 각각 예상했다.
위드너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금값을 끌어올린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번에도 "중앙은행들이 계속 금을 사들여서 금값 상승을 뒷받침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