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참 탁탁 털리는 세상이 됐다. 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5분 명연설을 했는데 그를 비난하는 글도 도배질되고 있다고 한다. 그 또한 임대인이라는 것. 말하자면 무늬만 임차인이라는 얘기다. 임대인도 맞고, 임차인도 맞다. 성북구 아파트는 세주고, 지역구인 서초에 세들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집이 두 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세종 집은 팔았다고 한다. 이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거짓말을 하지도 않았다. 일방 매도는 삼가야 한다.
민주당 중진인 박범계 의원이 윤 의원을 때렸다가 몰매를 맞았다. 비유 등이 적절치 않았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민주당 안에서 비교적 의정활동도 열심히 하고, 능력도 인정받은 터라 법사위원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매를 벌었다는 지적이다. 그도 역시 다주택자. 아파트를 포함, 세 채나 된다고 한다. 이런 사람이 남을 탓했으니 먹힐 리도 없다.
박 의원이 윤 의원을 겨냥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 “눈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 아닌 건 그쪽에서 귀한 사례니 평가한다”고 한 부분이 화를 불러왔다. 누가 보더라도 지역 폄하 발언이란 반발을 살 만하다. 통합당의 텃밭인 영남지역을 빗댔다고 할 수 있다. 당장 비판이 나왔다.
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1일 구두 논평에서 “말씀하신 ‘이상한 억양’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시기 바란다”면서 “마치 특정 지역을 폄하하는 듯 들린다. 금도를 넘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그 뒤 박 의원은 이 부분을 지웠다.
윤 의원과 박 의원의 재산을 비교해 보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윤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12억 42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성북구와 세종시에 각각 아파트를 한 채씩 가지고 있다가 세종시 아파트는 최근에 매각했다. 세종시 아파트는 윤 의원의 전 직장인 한국개발연구원이 세종시로 이전함에 따라 분양받은 것. 성북구 아파트는 임대를 준 상태고 21대 총선 서초갑 출마를 위해 지역구 내 주택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
반면 박 의원은 대전에 아파트 1채와 경남 밀양 건물, 대구 주택·상가 등 부동산 3채를 보유 중인 다주택자다. 그 역시 비난을 받기에 부족하지 않다. 올해 14억 7712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바 있다. 진중권은 이날 “박범계 의원은 괜히 불필요한 표현을 집어 넣었다가 역공을 당하는 상황인데 박 의원 자신도 부동산을 여러 건 가졌다니 그런 지적을 할 처지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통합당 의원들도 박 의원에 대해 날을 세웠다. 장제원 의원은 “윤 의원이 너무 뼈를 때리는 연설을 했는지 박 의원답지 않은 논평을 했다”면서 “논리가 부족할 때 가장 쉽게 쓰는 공격기술이 '메신저 때려 메시지 물타기'인데, 박 의원이 그런 기술을 쓰는 것은 좀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조수진 의원도 "박 의원은 대전의 아파트, 경남 밀양의 건물, 대구의 주택·상가를 보유 중”이라며 “범죄자·도둑들의 내로남불은 역시 끝을 모른다”고 거들었다.
말 꼬리를 잡는 것도 좋지는 않다. 때문에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박범계는 혹을 붙인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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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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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