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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조양래 회장은 "멀쩡하다"는데...
씁쓸한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조양래 회장은 "멀쩡하다"는데...
  • 오풍연
  • 승인 2020.07.3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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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딸,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조 회장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다"

[오풍연 칼럼] 돈이 많으면 항상 잡음이 생긴다. 우리나라 재벌치고 조용히 승계된 곳은 별로 없다. 거슬러 올라가면 삼성도 그랬고, 현대도 그랬다. ‘왕자의 난’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근래 들어서도 마찬가지. 한진그룹이 자매의 난으로 여전히 시끄럽고, 효성은 형제지간의 사이가 좋지 않다. 이들은 소송까지 불사할 정도로 경영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참 씁쓸하다. 부모님이 살아 있는 데도 그 앞에서 싸움을 한다. 우리 집안은 아버지가 1975년, 어머니가 2008년 각각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나는 우리 5형제 앞에서 이런 말을 했다. “어머니가 유산 대신 우애를 남겨 놓고 돌아가셨다. 그래서 더욱 고맙다”고. 다른 형제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재산 갖고 싸울 일이 없어서다.

한국타이어그룹도 자매 간에 경영권 다툼이 일 전망이다. 큰 딸이 아버지 조양래(83) 회장에 대해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롯데그룹도 그랬었다. 당시 신격호 전 회장은 나이도 많고, 실제로 정신도 없었지만 조 회장은 그렇지 않다. 멀쩡한 아버지를 정신 없는 사람으로 비치게 했다고 할까. 그러자 조 회장이 31일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슬픈 일이다.

조 회장은 이날 “사랑하는 첫째 딸이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이 당황스럽고 정말 마음이 아프다"면서 "주식 매각 건으로 관계가 조금 소원해졌다는 것은 느꼈지만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저야말로 딸이 괜찮은지 물어보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어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 왔고, 그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달 간 가족 간 최대 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더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했던대로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면서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으며 하루 4~5㎞씩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데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회사 경영에 관여해 본 적 없고 가정을 꾸리는 안사람으로 잘 살고 있는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순간도 해본 적 없고, 돈 문제라면 모든 자식들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재단에 뜻이 있다면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조 회장은 지난달 26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자신이 보유한 그룹 지주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2400억원 상당)를 차남인 조 사장에게 매각했다. 장남은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다. 따라서 조 부회장의 움직임도 주목된다고 하겠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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