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유경진 기자] 보잉을 상징하는 항공기인 747기가 2022년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BBC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데이브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는 오는 2022년을 끝으로 747기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777·787기의 월 생산량을 줄이고 신형 기종인 777X의 출시 일정도 2022년으로 늦춰질 예정이다.
52년 전 처음 모습을 드러낸 보잉 747 점보기는 ‘하늘의 여왕’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기술 개발로 항공사들이 연료 소모가 적은 기종을 선호하면서 747기는 자연스레 신기종에 밀려났다. 지금까지 747기의 생산대수는 총 1558대다.
당초 보잉사는 737기의 잇단 추락사고로 737 맥스 운항중단 장기화로 이미 재정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새 항공기 주문마저 거의 끊겨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CNBC는 보잉이 올해 2분기에 24억 달러(약 2조90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전했다. 매출도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131억6000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118억(약 14조1000억원)달러로 지난해 2분기보다 25% 급감했다. 주당 순손실은 4.79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2.54달러에 비해 컸다.
칼훈은 "항공산업과 우리 회사는 아무도 일생 동안 경험하지 못한 문제들을 헤쳐나가고 있다"라면서 "그 중 다수는 여전히 계속해서 전개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사들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747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영국항공(BA)은 지난 17일 31대 모두 퇴역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
보잉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3개 주요 공장의 생산 라인을 통합하고 직원 1만9000명을 감원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보잉을 비롯한 항공기 업체들은 항공사나 리스업체들의 구매를 취소하거나 완성된 항공기 인수를 연기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잉이 민간 항공기 부문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군수 분야를 더 강화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관련 근로자들과 공급망, 나아가 미국 경제에 미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잉은 코로나19에 따른 항공기 산업 부진이 연말까지 이어지다가 백신 개발과 항공 여행 수요 여부에 따라 내년부터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항공 교통량이 코로나19로 60% 감소했다가 2024년에 지난해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