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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원산업 이수영 회장 KAIST에 676억 기부, 개교 이래 최대
광원산업 이수영 회장 KAIST에 676억 기부, 개교 이래 최대
  • 오풍연
  • 승인 2020.07.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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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재벌, “당신들은 나라를 위해 얼마나 기부했나?" 묻고 싶다

[오풍연 칼럼] 어제 낮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아주 훈훈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한 개인이 KAIST에 700억원대를 기증했다는 것. 이름이 이수영 회장이었다. 난 처음에는 OCI 회장으로 경총회장을 지낸 이수영 회장인가 했다. 몇해 전 작고한 분이다. 더 기사를 꼼꼼히 보니까 동명이인으로 여자 분이었다. 그것도 기자 출신. 서울신문 선배이기도 했다.

광원산업 이수영 회장. 올해 83세다. 경기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 회장은 1963년부터 서울신문, 한국경제신문 등 일간지 기자를 하기도 했다. 나보다 서울신문 23년 선배다. 한마디로 존경하고, 자랑스럽다. 대기업도 엄두를 못 내는 일을 했다. 그것도 여자의 몸으로. 정말 이런 분이 애국자다. 자기 재산 아깝지 않은 사람 없다. 그것을 내놓았으니 말이다.

이 회장은 23일 오후 KAIST 대전 본원에서 676억원 가치의 부동산을 출연해 '이수영 과학교육재단'을 설립하겠다고 기부를 약정했다. 이번 기부액은 KAIST 개교 이래 최대 규모이다. 그는 "내가 죽기 전에 벌어놓은 돈을 뜻깊게 쓰고 싶었는데 줄 대상이 없었다"면서 "우리나라가 잘 사는 길은 과학기술 발전밖에 없다고 생각해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첫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며 평생 일군 재산을 기부한 것이다.

그가 KAIST에 거액을 기부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KAIST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12년 미국에 있는 8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유증(遺贈·유언에 의한 유산 처분)하기로 결정했을 때였다. 이 회장은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데 기부하는 것은 제가 생각한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여기던 차에 서남표 당시 총장의 인터뷰를 보고 난 뒤 기부를 마음먹었다"면서 "그분을 전혀 모르지만, 과학기술 발전이 국가 발전 원동력이라는 말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 뒤 2016년에도 10억원의 미국 부동산을 유증해 총 기부액은 766억원에 달한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재벌에도 묻고 싶다. “당신들은 나라를 위해 얼마나 기부했느냐”고. 내 기억에 남는 것은 그다지 없다. 오너가 검찰의 조사를 받거나 법원의 재판을 받을 때 생색내기용으로 얼마나 출연해 재단을 만든다고 했던 것이 고작이었던 듯 싶다. 그나마도 지켜지지 않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 재벌에게 진정성은 있을 리 없다.

KAIST는 이수영 과학교육재단의 지원을 받아 '싱귤래러티'(Singularity) 교수를 육성할 계획이다. 10년 동안 꾸준히 과학 지식의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인류 난제를 해결할 연구, 독창적인 과학 지식과 이론을 정립할 수 있는 연구에 매진할 교수를 선발해 지원한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KAIST 발전재단 이사장이기도 한 이수영 회장님은 늘 우리나라에서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나오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씀하셨다"면서 "그 뜻을 이뤄드리기 위해 교내 모든 구성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카이스트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길 기대한다. 이 회장의 바람대로.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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