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여 투자자를 모았던 옵티머스자산운용에 공공기관 매출 채권 투자는 전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옵티머스운용은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펀드 돌려막기에 자금을 활용했으며 회사 대표이사는 펀드 자금을 횡령해 개인 명의로 주식 등에 투자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중간 검사 결과, "현장 검사를 통해 부정 거래, 펀드 자금 횡령, 펀드 돌려막기 등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투자 제안서에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직·간접 투자하는 것으로 기재했으나 공공기관 매출 채권 투자는 전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신 옵티머스 임원 등이 관리하는 기업의 사모사채를 편입했고 복잡한 자금 이체 과정을 거쳐 부동산, 상장·비상장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거나 PF 사업에 대출 해줬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46개 펀드가 편입한 자산은 5235억원 규모로 대부분(98%)은 씨피엔에스(2052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 비상장기업 사모사채였다. 이들 업체 모두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모(45·구속기소)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4개사는 펀드 자금을 자사 명의로 각종 자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다른 관계사에 이체하는 단순 도관체(투자나 금융 매개체 역할 회사)였다"며 "자금은 약 60여 개 투자처에 3000억원 내외로 흘러 들어갔으나 정확한 규모 등은 자산실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펀드 자금은 이미 발행한 사모사채를 차환 매입하는 펀드 돌려막기에 이용되기도 했다. 자금 일부는 수차례의 이체를 거쳐 김재현(50·구속기소) 대표 개인 명의의 증권 계좌로 입금되어 주식, 선물 옵션 매매 등에 이용됐다.
금감원은 펀드 자금 횡령 규모가 수백억 원에 달하며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옵티머스 펀드(46개)의 설정액 5151억원 가운데 2401억원(24개 펀드)에 대한 환매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22개 펀드도 환매 연기 펀드와 같거나 유사한 자산으로 구성돼 만기 도래 시 환매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투자자(계좌 수 기준)는 모두 1166명으로 개인 투자자가 982명(2404억원), 법인 투자자가 184명(2747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달 17일 기준 금감원이 접수한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69건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자산 실사와 환매 진행 경과, 검사 결과 등을 고려한 법률 검토 결과에 따라 분쟁조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투자 재산 회수를 위해 사모사채가 편입돼 있지 않고 다른 펀드와의 연계성이 낮은 3개 펀드에 대해 이관 절차를 진행 중이다. 펀드 이관과 병행해 운용사 등에 대한 제재 절차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 판매의 84%를 차지하는 NH투자증권 쪽으로 펀드를 이관할지는 아직 확정이 안 됐다"며 "가교 운용사 형태로 만들지 등 여러 사안을 가정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확인된 내용을 보면 상당 부분 회수가 어렵거나 가치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회수율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