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21일 현대차그룹의 기술 메카인 남양연구소에서 두 번째 회동,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각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총수들의 만남은 1차 회동에 이은 답방 형식으로 이뤄졌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전고체 배터리 등에 관해 논의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포함한 양사 주요 경영진은 이날 오전 연구개발현장을 둘러보고 점심식사를 함께 했으며 이재용 부회장 등은 자율주행차 넥쏘와 수소전기버스도 시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장부품, 배터리 등을 이미 공급하는 LG·SK와 달리 삼성은 현대차와 거래가 거의 없는 상태로, 이번 회동은 협력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재계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현대차로서는 테슬라 질주로 격화된 미래차 기술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선 배터리를 포함해 첨단 부품업체들과의 협력이 필수과제로 떠올랐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10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세계 선도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이다.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가 나오는 내년을 도약 원년으로 삼고 있다. 이 밖에 개인항공기(PAV)를 이용한 도심항공교통(UAM)에 이어 지난 2018년에는 산업용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을 개발하는 등 로보틱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삼성그룹은 반도체 중심 전장부품을 4대 신성장 사업으로 정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전문업체인 하만을 인수하며 시장에 진입,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삼성은 미래차에서 중요한 통신과 인공지능(AI)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차세대 미래 기술로 꼽히는 6G 기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G는 테라(tera) bps급 초고속 전송속도와 마이크로(μ) sec급 초저지연 무선통신을 가능케 하는 미래 핵심 통신 기술로 통한다.
인공지능 또한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삼고 집중 육성 중이다.
현대차는 이날 이재용 부회장을 남양연구소로 초청하면서 재계 총수에게는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문을 열어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많이 다녀갔지만 재계 총수는 처음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한때 경쟁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재계 젊은 총수들이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힘을 합하는 모습에 재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한편 남양연구소는 세계 시장에 출시하는 현대·기아차의 개발을 전담하는 세계적인 규모의 종합 자동차 연구소로 347만㎡ 부지에 종합주행시험장, 충돌시험장, 디자인센터, 재료연구동, 전자연구동 등의 시설을 갖췄으며 연구인력 1만4000여 명이 근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