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분기에도 추세 이어져"...월별 증가치 2004년 이후 최대 규모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 대비 가계 부채 비중이 세계 약 40개 주요 국가(유로존은 단일 통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계와 기업의 빚 증가 속도 역시 세계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19일 국제금융협회(IIF)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39개 나라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9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영국(84.4%), 홍콩(82.5%), 미국(75.6%), 태국(70.2%), 말레이시아(68.3%), 중국(58.8%), 유로존(58.3%), 일본(57.2%)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 비율(97.9%)은 직전 작년 4분기(92.1%)보다 5.8%포인트(p) 높아진 것으로, 홍콩(9%p·73.5→82.5%)과 중국(6.4%p·52.4→58.8%) 다음 세 번째로 오름폭이 컸다.
한국 비금융기업 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104.6%로 홍콩(230.7%), 중국(159.1%), 싱가포르(125.2%), 칠레(110.9%), 유로존(109.8%), 일본(106.4%)에 이어 7위였다. 분기 사이에 7.4%포인트(97.1→104.6%)나 뛰어올라 증가폭은 칠레(12.5%p), 싱가포르(11.8%p), 홍콩(8.1%)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다만 1분기 우리나라 정부 부문 부채의 GDP 대비 비율(41.4%)은 전체 39개국 가운데 28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부채 증가 속도도 4분기 대비 오름폭 2%p로 중위권인 23위에 머물렀다.
IIF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기 후퇴적 조건 속에서 세계 전체 GDP 대비 부채 비율이 1분기에 역대 최고 수준인 331%까지 치솟았다"며 "중국, 한국, 터키, 멕시코에서 금융을 제외한 부문(가계·비금융기업) 부채의 GDP 대비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계·기업 부채 급증 현상은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28조9000억원으로 5월 말보다 또 8조1000억원 증가했다. 매년 6월만 놓고 보면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규모의 기록이다.
6월 말 기준 은행권 기업 대출 잔액(946조7000억원)도 5월 말보다 1조5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6월 대출 증가액(4조9000억원·3조7000억원)은 모두 6월 통계 기준으로 2004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