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실현 공약과 내년 최저임금 8720원의 의미
1만원 실현 공약과 내년 최저임금 8720원의 의미
  • 오풍연
  • 승인 2020.07.14 14:22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동계의 고충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비상상황인 만큼 조금씩 양보해야

[오풍연 칼럼] 내년도 최저임금이 14일 새벽 결정됐다. 8720원으로 올해(8590)보다 1.5% 올랐다. 역대 최저 인상률이다. 이는 그만큼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양대 노총은 이날 모두 퇴장했다. 노총 입장에서는 1.5% 인상에 동의할 수 없어서다. 문재인 정부의 당초 약속과도 크게 벗어난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내년에도 못 지켰으니 임기 중 1만원 돌파는 어려울 듯 싶다.

2021년 최저임금이 8720원으로 정해진 상황에서 2022년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하려면 내년 심의에서 인상률이 14.7%가 돼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 최소 1∼2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높은 인상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은 다음 정부 과제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현 정부가 출범과 함께 내건 최저임금 1만원 실현 공약은 2018년 고용 지표 악화가 최저임금 인상 탓이라는 여론에 밀린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라는 예기치 못한 국가적 위기를 맞아 좌초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은 경제가 좋아질 때를 가정해 상정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나아질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올해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전망이 밝지 않았다. 처음부터 코로나19 사태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노동계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시작한 지난달 11일 1차 전원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전무후무한 상황'으로 규정하며 최저임금 심의도 그만큼 큰 의미를 띠게 됐다고 강조했다.

경영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더는 버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올해 적용 중인 최저임금 인상률(2.9%)은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지만,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이 각각 16.4%, 10.9% 올라 이미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는 게 경영계의 입장이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률은 32.8%에 달한다.

특히 경영계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1%로 예상한 점 등을 거론하며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를 토대로 내년도 최저임금의 삭감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전날 공익위원들은 8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구간으로 올해보다 0.35~6.05% 인상된 8620~9110원을 제시했다.

노동계는 앞서 재계가 최초 요구안(2.1% 삭감)에 이어 1차 수정안(1.0% 삭감)도 삭감안을 고수하자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양극화 해소라는 최저임금제도의 근본 취지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노동계는 처음 16.4% 인상안을 제시한 데 이어 9.8% 인상안을 1차 수정안으로 내놨다. 노동계의 고충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비상상황인 만큼 조금씩 양보하자.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dsoft.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