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손해율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저축은행들이 일제히 금리를 인하하고 나섰다. 특히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를 준다’는 콘셉트로 인기몰이 했던 파킹통장의 혜택이 축소되고 있어, 투자처를 찾지 못한 목돈이 갈 길을 잃었다.
파킹통장은 자유 입출금 통장으로 일반 수시입출금 상품보다 금리가 높고,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증권사의 CMA계좌보다 안전하다. 하루만 돈을 넣어도 이자가 붙기 때문에 목돈을 잠시 맡길 때 유용했다.
1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1.76% 수준이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0.72%포인트 하락했다.
현재 79개 저축은행에서 판매 중인 200여개 1년 만기 정기예금 가운데, 연 2%대 이자를 적용하는 상품은 유니온저축은행 정기예금(2.05%), 더블저축은행 정기예금(2.00%) 등 8개에 불과하다. 이들 은행 대부분은 지방 소재 저축은행으로,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책정하고 있는 것이다.
손해율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빅3 저축은행들이 선제적으로 금리 하향 조정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달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1.6%로 낮춘 SBI저축은행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이다뱅크의 입출금통장 금리를 연 1.7%에서 1.5%로 0.2%포인트 인하했다.
파킹통장 중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이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이다. 카드 이용 실적 등 조건을 붙이지 않고 얼마를 맡기든 2%의 금리를 주는 조건은 SBI저축은행이 유일했지만 옛말이 돼 버린 것이다.
OK저축은행도 지난 1일 'OK안심정기예금(3년)'과 'OK정기적금(1년)' 금리를 1.80%에서 1.60%로 0.20%포인트 내렸다.
웰컴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도 이전 대비 0.2%포인트 내린 1.65%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이 최근 계속 예금 금리를 낮추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주는 곳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 금리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비용인 만큼 필요 이상의 돈이 예금으로 들어와 대출이 이뤄지지 않고 고여 있으면 예대마진(대출이자와 예금이자 차이에 따른 수익) 손해가 발생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연체율 관리에 들어간 저축은행으로서는 대출을 무작정 늘리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대출을 증대시키지 못한다면, 수신을 감소시켜 예대마진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연체율 관리에 비상등이 켜진 만큼 예대마진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초저금리 상황까지 장기화되고 있어 고금리 예금 상품은 당분간 출시되지 않을 전망이 크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상품 역시 금리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