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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5만원권 다 어디로 갔나?...113조나 풀렸는데 '행방묘연'
그 많던 5만원권 다 어디로 갔나?...113조나 풀렸는데 '행방묘연'
  • 유경진 기자
  • 승인 2020.07.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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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율은 33% 불과, 은행들 5만원권 품귀에 골머리...한때 나돌던 한은의 '5만원권 발행 중단설’은 사실무근
▲은행 ATM기에 붙여있는 '5만원권 공급 중단' 안내문 ©금융소비자뉴스
▲은행 ATM기에 붙여있는 '5만원권 공급 중단' 안내문 ©금융소비자뉴스

[금융소비자뉴스 유경진 기자] ‘5만원권 부족으로 인해 공급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되도록 빠르게 확보하여 해결하겠습니다.’

서울의 한 은행 ATM 기기에 붙어있는 안내문이다. 최근 A씨는 5만원권 출금을 위해 은행 ATM기를 이용하려다가 이 같은 안내문을 발견했다. 5만원권 출금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결국 A씨는 5만원권 대신 1만원권으로 출금해야 했다.

때 아닌 5만원권 공급난에 은행들이 골치를 썩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5만원권의 화폐발행잔액은 113조9000억 원이다. 2009년에 발행 시작 이후로 역대 최대 액수다.

이는 2019년 말에 기록한 105조4000억 원 대비 8.06%가 증가한 수치다. 화폐발행 잔액은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 중에서 한은 금고로 환수된 돈을 제외한 금액으로 시중에 유통 중인 금액을 말한다.

올 상반기 5만원권의 발행잔액은 지난 1월 110조2000억원으로 마침내 110조원를 넘어섰다. 2월에는 108조9000억원로 감소했지만 3월에 109조9000억원으로 증가 후, 4월 112조7000억원, 5월 113조9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발행잔액과는 달리 올 1~5월까지 5만원권 환수율은 33%(2591억원)에 불과하다. 60%에 이르던 지난 해 환수율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특히 4~5월 환수율은 14%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특히 지난 2014년 8월(1936억7000만원) 이래 최저치다. 그만큼 5만원권이 시중에서 거래되는 양이 적고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것이다.

5만원권이 자취를 감춘 것은 코로나 사태 확산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저장 수단으로써의 가치를 발휘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는 해석이다. 최근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불안정한 경기 속에서 안전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각 가정에서 5만원권을 보유한다는 시각이다. 또한 외식, 여행, 쇼핑 등 일상적 상거래는 줄고 온라인 상거래가 활성화하면서 현금 유동성 감소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5만원권 품귀현상 오래 가지는 않을 듯...한은 "지금은 다시 회수되기 시작해 원활한 공급 이뤄지고 있다”

이 밖에 초저금리의 영향도 적지 않다. 뚝 떨어진 금리에 사람들이 느끼는 예금 및 인출의 필요성이 감소하면서 5만원권을 가정에 보관한 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는 0.50%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올 4월 요구불예금 기준 예금 회전율은 17.2회로 역대 6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예금 회전율은 시중에 화폐가 얼마나 활발하게 돌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이다. 기업과 가계가 일정 기간 동안 예금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정도를 보여준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유통되지 않는 5만원권이 ‘지하경제’로 빠질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 2011년 전북 김제 마늘 밭에서 110억 원대의 5만원 뭉치가 발견됐다. 현재 시중에서는 ‘5만원권 뭉텅이’, ‘5만원권 쇼핑백’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유통되지 않고 장롱이나 금고,창고 등에 숨겨져 있는 5만원권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5만원권 발행 규모는 첫 발행연도인 2009년 10조7000억원에서 2019년 26조7000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추가로 한은이 지난 5월 5년만에 약 2조원 가량을 추가 발주하면서 곧 다가오는 휴가철(7~8월)과 추석연휴(9월) 전에 공급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간 수요 추이를 살피며 시중 공급량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5만원권 품귀현상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때는 한은의 '5만원권 발행 중단설’이 돌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무근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은 관계자는 “예비적 목적으로 5만원권 수요가 많아 일시적으로 부족 현상이 나타났지만, 지금은 다시 회수되기 시작해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시중 수요에 부족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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