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대용'계좌 보증금 현금비율 5%씩 늘려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증시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개미’도 대폭 늘어났다. 증시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증권사들은 신규 담보 대출 중단과 보증금 현금 비율을 높이는 등 조치에 나섰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은 12조703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시 활황기였던 지난 2018년 6월 12조 6,480억원보다도 팽창한 것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올해 1월 초(9조4712억원)와 비교하면 약 3조2324억원 늘어났다.
올해 들어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급증한 것은 증시 급등락으로 '동학개미운동'이 벌어지면서, 빚을 내서라도 증시에 뛰어든 개인이 많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폭락장에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월10일 10조원대까지 올랐다가 같은 달 25일 6조4075억원까지 내려간 뒤, 넉 달 만에 두 배나 증가했다.
통상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나면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대출 수요가 폭증하면서 신용공여(대출) 한도 관리가 필요한 증권사들도 위험관리에 들어갔다.
미래에셋대우는 주식·펀드 등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는 예탁증권 담보융자 대출을 오는 14일까지 일시 중단한다.
현행 자본시장법상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신용공여를 하는 경우에는 신용공여의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20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이때 기업을 제외한 개인 대상 대출 규모는 자기자본의 100%를 넘지 못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가 목적이고 대출 건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대형사 기준으로 자기자본의 100%까지 신용융자를 하는데 대형사는 60% 수준에서 유지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도 지난달 24일 예탁증권 담보융자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주식, 펀드, ELS(주가연계증권), 채권 등에 대한 신규 대출이 일시 중단 대상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신용공여한도 관리 차원에서 실행한 조치”라면서 “리스크관리 기준 자기자본 대비 신용융자 비율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전에도 상황이 바뀌면 중단했다가 허용하는 등 자금운영의 탄력성을 염두에 두고 해왔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이 주식 등 예탁증권을 담보로 한 대출을 중단한 이유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당시 투자자들이 청약증거금 확보를 위해 일시적으로 대출을 늘린 영향도 있다.
지난달 23~24일 진행된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당시 한국투자증권에는 배정된 모집수량 121만2816주를 확보하기 위해 청약증거금 10조4324억원이 몰려 경쟁률 351.1대 1을 기록했다.
키움증권도 종목변경이나 현금비율 조정을 실시했다. 지난달 25일 '키움형 대용' 계좌에 한해 보증금률 45%, 50%, 60%의 현금비율을 10%에서 15%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