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지난 상반기(1~6월)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 가운데 테슬라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6월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테슬라가 4억7011만달러(약 5638억원)로 1위에 올랐다.
2003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36만대의,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했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주당 1000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달 1일(현지 시간)에는 일본 도요타 시가총액을 제치고 세계 증시에서 자동차 기업 중 1위로 올라섰다.
국내투자자들의 테슬라에 대한 매수세가 높아지면서 지난 6월 한 달간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결제 규모가 97억533만 달러로 급격히 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4월 73억4903만달러)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테슬라 뒤로는 마이크로소프트(16억3600만달러)가 2위를 차지했으며 애플(15억6370만달러), 아마존(12억3054만달러) 등이 그 뒤를 이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집콕'주들도 성장성을 주목받으며 미국 최대 완구업체 하스브로(해즈브로·Hasbro)가 순매수액 4위, 일본 게임 개발사인 남코 반다이 홀딩스가 12위에 올랐다.
이와 반대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 관련 업체인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6위)과 델타항공(8위)이 저가 매수를 노린 순매수세가 대거 유입되어 10위권에 들었다.
이 같은 해외 주식 매수 추세가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투자자들이 비대면 업종과 전기차 등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이런 흐름이 순매수에 반영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980년대 일본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성장성 부재를 느끼는 국내 투자자들이 대체 수단으로 해외 투자에 나서는 것은 구조적인 현상"이라며 "앞으로도 해외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 주식과 비교해 해외 주식은 정보와 분석이 부족한 만큼 확실히 정립한 투자 철학 아래 중장기적으로 바라보며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