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계열사 삼표시멘트에서는 한 달여 전 하청업체 직원 사망사고
[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삼표그룹 계열사인 삼표피앤씨에서 직장 갑질 및 성희롱이 발생돼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한 달여 전 삼표시멘트 하청 노동자의 사망사고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데 이어 직장 갑질 사건이 발생해 그룹의 이미지에 먹칠을 가하고 있다.
삼표피앤씨의 한 직원은 최근 직장인 블라인드 앱에 삼표피앤씨 여주공장의 팀 상사와 직원 간에 노래방에서 벌어진 주취 폭력과 성희롱을 고발했다.
해당 직원은 게시글에서 노래방에서 "상사가 갑자기 일어나 다가와서 앉아있던 여직원을 발로 차고 마이크로 얼굴을 때렸다"면서 "알고 보니 노래방 기계 때문에 그랬다"라고 전했다. 앞서 상사는 코로나 때문에 오기 싫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노래방 참석을 강요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상사는 "남직원들이 듣는 모두 앞에서 '여직원을 노래방 도우미가 아니니 착각하지 말라'는 성희롱과 함께 여직원 앞에서 농담식이라는 듯 Sex라는 단어를 일부러 남발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여직원은 너무 수치스러워하며 자리를 뛰쳐나갔다고 알렸다.
결국 어머니가 노래방에 직접 와 상사에 항의했으며 여직원은 어머니와 함께 경찰서에 가서 고소장을 제출하고 병원에 들러 엑스레이 촬영까지 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이밖에 해당 상사는 그러지 말라는 직원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도 직원들 머리를 자주 때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삼표그룹 측에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다만 일부 언론에 "게시물에 대해서는 관계부서를 통해 확인 중이고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조치를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폭행 및 성희롱 사실이 확인되면 통상적인 매뉴얼대로 징계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현대차 그룹 사돈 회사, 삼표시멘트 하청업체 직원 사망사고로도 '물의'
삼표그룹은 지난 5월 주요 계열사인 삼표시멘트 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사망해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하다.
지난 5월 13일, 강원도 삼척에 위치한 삼표시멘트 공장에서 근무하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김모씨(62ㆍ남)가 컨베이어 벨트에 머리가 끼여 숨진채 발견된 것이다. 평소 근로감독이 잘 이뤄졌다면 예방할 수 있는 산업재해 사망사고라고 지적됐다.
당시 사고로 삼표시멘트의 열악한 작업 환경과 미흡한 안전조치가 논란이 됐다. 컨베이어 작업은 위험한 작업으로 2인 1조 근무를 해야 했으나 삼표시멘트는 이를 지키지 않고 김씨 혼자 작업하도록 해 사고를 유발했다. 위험한 외주화를 금지해야 함에도 삼표시멘트는 컨베이어 작업을 하청회사에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후 사망사고 한 달이 넘도록 원인 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재발방지 대책도 없이 지난달 11일 공장설비가 재가동된 것도 문제가 됐다. "사고원인 규명도 없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던 공정마저 재가동에 들어가 노동자들은 '죽음의 공장'에서, 또 다른 죽음을 기다리며 일하고 있다"는 게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편 삼표그룹은 주식회사 삼표 아래 ㈜삼표산업, 삼표피앤씨㈜, 삼표레일웨이㈜, ㈜팬트랙, 삼표피씨엔지니어링㈜, ㈜엔알씨, ㈜삼표시멘트와 그 종속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조6366억원의 매출과 90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최대주주인 정도원 회장이 삼표 지분 81.9%를 보유해 삼표시멘트 등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삼표는 현대가와 사돈관계로 맺어져 있기도 하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삼표 정도원 회장의 사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