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
우리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
  • 장태평
  • 승인 2020.06.30 10:47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태평 칼럼] 2020년 4월 총선은 보수의 참패였다. 궤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보세력인 여당은 국회에서 개헌을 제외하고는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정치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진보 논리에 입각한 제도적 입법을 밀어붙일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집권세력은 정말 원하기만 한다면, 개헌도 추진할 만한 힘과 자신감을 얻었다.

반대로 보수진영은 절망이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당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나 앞길이 보이지 않고, 주변 보수 세력은 갈가리 찢어져서 심지어 이전투구로 그나마 남은 힘을 소진하고 있다. 앞으로 있을 대여 정치투쟁도 가망이 없고, 곧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에서도 희망을 갖기 어렵다.

먼저 진보세력의 상황을 짚어 보자. 진보세력은 과거 보수 집권세력의 많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파헤쳐 과장 선동하면서 보수전복을 위한 정치적 운동을 전개해 왔다. 그리고 성공했고, 집권했다. 집권 후 지금까지 전개한 정책을 살펴보면, 이들은 이념적 철학에 대한 심도 있는 공부가 부족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일반원칙과 개별 정책의 효과에 대한 깊은 검토도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동안 주장해 왔던 것들이 설사 부분적으로 또는 지엽적으로 옳다고 하더라도 이를 본체로 하여 본말을 전도시키는 정책은 역효과가 클 뿐이다. 울분과 적개심 만으로 세상을 바로 잡을 수는 없다. 이들은 보수권력을 효율적으로 공격하는 방법과 집권을 위한 수단에만 심혈을 기울였기에 국가운영의 능력은 취약하다고 생각된다.

노동조합과 투쟁적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집권세력은 노동자 위주의 노동정책과 평등 분배 이념을 비전으로 포장하고 있다. 고전적 사회주의 이념이다. 그러나 이 이념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다. 이미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의 붕괴로부터 사회주의 이념이 생명력을 잃은 것이 역사적 과정이고, 영국병이나 독일병 등의 치유를 위한 개혁정책의 핵심이 이 이념에 반대되는 정책이었다.

그 후 나타난 '제3의 길'은 좌파가 살아남기 위해 나아가 집권하기 위해 제시한 수정사회주의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우파적 이념에 가깝게 접근한 개념이었다. 역사적 변증법이다. 그런데 우리 진보세력은 시대와 동떨어진 초기 단계의 사회주의 이념에 머무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진보세력이 압승한 것은 국민들이 좌파이념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좌파적 수단방법이 성공한 결과이다. 기술적으로 포장한 정치적 포플리즘도 한몫했다. 보수진영 특히 미래통합당이 중도를 포용하기 위해 이념을 좀 더 좌클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둔한 생각이다.

이념의 종말이란 자본주의나 공산주의라는 사상 편 가르기 또는 이념 획일화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유와 시장의 가치가 종말을 맞았다는 뜻이 아니다. 자유와 경쟁은 인간의 본성으로서 우리가 간직해야 할 가치이다. 진보세력도 이번 총선에서 이념적으로 승리했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진보세력에 호소하고 싶다. 그동안 진보세력은 공동체의 이익을 생각할 겨를이 없이 오직 권력투쟁에만 몰두하였다. 그 결과 모든 수단과 방법이 설사 옳지 않더라도 정당화되었다. 조국과 윤미향 사건에서 보듯이 절차적 정의가 중요하지 않았다. 이제는 집권세력으로서 나름의 공동체 가치를 확립해야 한다.

공산 사회주의국가들이 개혁개방을 했던 것처럼 이념에서 벗어나고, 공동체의 발전을 생각해야 한다. 이를 게을리하고 권력의 정글에만 갇힌다면, 권력투쟁의 내재적 특성 때문에 피나는 내부분열과 극단적 결과로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있다.

보수세력에 호소하고 싶다. 보수는 이번 총선에서 목적 즉 이념이 나빠 실패한 것이 아니라, 과정 즉 수단방법이 부족하여 실패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도, 지켜야 할 가치는 포기하고 개선해야 할 수단방법은 강구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더욱 국민과 멀어질 것이다. 역시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가치수호 측면에서 진보세력에게도 본을 보여야 한다. 이제 이념으로 장사하여 득을 보려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념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반드시 간직해야 할 가치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해주기를 바란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장태평 ( taepyong@gmail.com )

(재)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
(전) 한국마사회 회장
(전) 제58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 기획재정부 정책홍보관리실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전)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농업구조정책국장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dsoft.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