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근로자의 실업과 자영업자의 매출 감소가 이어지면 최대 76만가구가 1년 내 돈 부족사태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5만9000가구(임금근로자 45만8000+자영업 28만9000)가 1년, 47만3000가구(임금근로자 28만9000+자영업 18만4000)가 6개월 안에 유동성 한계에 부닥친다는 게 한국은행 예측이다.
한은은 24일 공개한 '2020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실업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기간이 1년 미만인 임금근로자 가구를 45만8000가구로 추산했다.
'실업 충격'은 실업률 상승폭이 과거 외환위기 수준(상용직 3.7%포인트·임시일용직 12.3%포인트)에 이른 경우를 가정한 것이며, '감내 기간'은 가계수지 누적 적자액이 금융자산 등 지출 재원을 넘어서 유동성 부족에 이르는 시점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따라서 45만8000가구가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 등을 처분해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유동성 부족에 이른다는 것이다. 더 상황이 좋지 않은, 감내 기간 6개월 미만)임금근로가구는 모두 28만9000가구로 추정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고용 여건이 외환위기 수준으로 나빠지면 임금근로가구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져 대출 부실이 많이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금융자산이 적은 임시일용직 가구는 상용직가구보다 단기간 내 부실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자영업자 30만1000가구는 '매출 감소 충격'을 견뎌낼 수 있는 기간을 1년 미만, 자영업자 18만4000가구는 6개월 미만으로 추산했다.
'매출 감소 충격'은 업종별 사업소득이 코로나19 확산 직후의 신용카드 매출액 변동률(전년 동기 대비)만큼 감소하는 경우를 말한다. 감소율은 ▲ 도소매(-6.2%) ▲ 운수(-8.4%) ▲ 숙박음식(-36.2%) ▲ 부동산(-23.9% ▲ 교육서비스(-14.4% ▲ 보건·복지(-12.7%) ▲ 여가서비스(-37.2%) ▲ 기타서비스(-8.4%) 등이다.
한은은 "자영업가구의 잠재부실 규모도 매출 충격이 장기화하면 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커질 것"이라며 "종합적 고용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자영업 업황 변화에 따라 금융지원 정책의 연장·확대 등으로 영세 자영업가구의 부실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