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신세계 등 17개 그룹이 지난해 내부거래의 100%를 무경쟁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너일가 지분보유 시 금액이 많을수록 수의계약이 많아 그 수혜가 오너일가에 고스란히 넘어간다는 우려를 낳고 있어 당국의 대책이 요구된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4일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55개 그룹 2113개 계열사의 내부거래 행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은 총 167조4925억원이며 이 중 94.0%에 해당하는 157조3603억원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조사 대상 55개 그룹 가운데 신세계, 네이버, 하림, 금호아시아나, 금호석유화학, 중흥건설, 이랜드, 현대백화점, 아모레퍼시픽, 넷마블, 동국제강, 하이트진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넥슨, 부영, 교보생명보험, 금호석유화학 등 17개 그룹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100% 수의계약으로 했다.
이 중 신세계는 내부거래 수의계약 거래 규모가 2조3712억원으로 유일하게 1조원을 넘었다.
55개 그룹 중 지난해 수의계약 금액 규모가 가장 큰 곳은 SK그룹으로 총 40조1184억원에 달했으며 전체 내부거래(40조7273억원) 중 98.5%가 수의계약이었다.
2위 현대차그룹(33조7549억원, 91.4%), 3위 삼성그룹(24조8806억원, 99.3%), 4위 LG그룹(12조3963억원, 82.9%)을 뛰어넘었다.
기업별로는 조사 대상 2113개 계열사 중 922곳(43.6%)의 수의계약 비중이 100%였다. SK에너지는 17조5914억원의 내부거래를 전부 수의계약으로 했고, 현대모비스도 수의계약 규모가 12조7733억원으로 10조원을 넘었다.
이밖에 SK인천석유화학(5조4477억원), 삼성물산(5조481억원), 현대오일뱅크(3조9520억원), LG전자(3조3279억원), SK종합화학(2조8003억원), 삼성전자(2조3895억원), 삼성엔지니어링(2조2589억원), 현대자동차(1조8684억원) 등의 순으로 수의계약 금액이 많았다.
오너일가가 지분을 가진 경우 계열사 일감 규모가 100억원 이상일 경우 90% 이상이 수의계약으로 거래가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 규모가 40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일 경우 95.9%로 가장 높았고, 500억원을 넘을 경우에도 94.6%가 수의계약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 거래대금이 커질수록 수의계약을 통한 내부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