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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희호 여사 1주기 맞은 감상과 소회
고 이희호 여사 1주기 맞은 감상과 소회
  • 오풍연
  • 승인 2020.06.1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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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운동의 선구자...모두에게 어머니같은 인물로 평가받아

[오풍연 칼럼] 이희호 여사님이 돌아가신지 1년 되는 날이다. 나는 DJ와 이 여사님으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았다. 대단한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충청도 놈이 DJ 정권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를 한 것도 그렇고, 임기 마지막 1년 6개월은 전체 기자단 간사를 맡아 DJ내외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2009년 여름에 돌아가신 DJ도 출입기자 가운데는 내가 마지막 면회를 했던 것 같다. 세상을 떠나시기 이틀 전 면회를 가서 이 여사님께 이 같은 약속을 한 바 있다. DJ가 훌훌 털고 일어나시면 기자단이 점심을 한 번 모시겠다고. 결국 그 약속은 지킬 수 없었다. 2009년 가을 내 첫 에세이집 '남자의 속마음'이 나온 뒤 동교동 사저를 방문해 여사님께 한 대목을 읽어드렸던 기억도 난다. 두 분이 보고 싶다.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도 이 여사와의 인연을 회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사님은 위독하시면서도 저를 보시면 ‘미쎄스 박 어떠세요’ 물으셨습니다. 성애병원에 하루이틀 입원하시는 경우에도 같은 병동에 장기입원 중인 아내에게 봉투를 주시며 ‘맛있는 거 사 먹고 빨리 퇴원해 여행가요’. 여사님은 제 아내가 1년 반 전 먼저 간 사실을 모르시고 소천하셨습니다.”라고 적었다.

박 교수는 서거 당시 상황도 들려주었다. “여사님 장례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조화를 보냈습니다. 조화사절로 김여정 부부장이 판문점에 왔습니다. 정의용 안보실장, 윤건영 의원과 제가 수령했고 몇 대화도 나누었다”면서 “하필이면 북한은 여사님 서거 1주기를 하루 앞두고 6.15 남북정상회담 20주년 6일 전 통신시설을 단절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이희호 여사의 1주기 추도식이 이날 국립현충원 묘역에서 열렸다. 코로나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적은 인원만 참석했다. 정세균 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이희호 여사께서 제가 정치를 시작할 때 국민이 필요한 곳에 있어달라고 당부하셨다.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그 가르침을 잊은 적이 없다"면서 "이 여사의 헌신적인 내조가 있었기에 김대중 대통령의 성공이 가능했다. 강건하며 온유하셨던 여사님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 여사님은 평생 가난하고 어려운 청소년, 농민, 장애인을 위해 헌신하셨다"면서 "보수 인사들도 그런 이 여사님을 존경한다. 여사님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 여사는 한국 여성운동의 선구자였다. 그러면서도 자상했다. 이희호 없는 김대중은 생각할 수 없다. 우리는 그런 두 분의 뜻을 기려야 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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