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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 보호도 안되는데 통장?…'네이버 통장' 등판에 은행권 ‘못마땅’
예금자 보호도 안되는데 통장?…'네이버 통장' 등판에 은행권 ‘못마땅’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6.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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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제로금리 시대에 연 3%수익 통장 출시…“'통장' 단어에 원금손실 없는 상품으로 대중 ‘오인’ 우려”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네이버가 금융시장 진격을 예고하며 내놓은 ‘네이버 통장’ 에 대해 은행권이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내려앉으며 증권사와 은행들의 금리도 하락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네이버가 연3%의 수익 혜택을 담은 통장을 내놓으면서 파이를 나눠 갖게 됐기 때문이다. 

네이버에 분사해 설립된 금융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8일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인 ‘네이버 통장’을 출시했다. 

네이버 통장은 네이버페이 전월 결제실적이 월 10만 원 이상이면 연 3%(100만원 이내) 이자를 지급한다. 100만~1000만원까지는 연 1%, 1000만원 초과할 경우 연 0.5%가 적용된다. 

주목되는 부분은 네이버 통장에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충전해 결제하면 3%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혜택을 담았다. 네이버페이와 연동해 적립금 사용이 용이하다. 

네이버 통장으로 페이포인트를 충전한 후 네이버쇼핑과 예약, 디지털 콘텐츠 구매를 포함한 각종 결제처에서 네이버페이를 이용할 경우, 결제 금액의 최대 3%를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단, 최대 100만원까지 예치할 수 있는 데다 이자소득세 15%를 제하고 나면 실제 혜택은 크지 않지만, 기준금리 사상 최저치로 시중은행들의 수신금리가 0%대로 떨어진 상황 덕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네이버 제공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먼저 ‘통장’이라는 단어 탓에 자칫 네이버 통장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네이버 통장은 언뜻 파킹통장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종금형을 제외하면 예금보호도 받을 수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네이버 통장은 CMA라 예금자 보호도 되지 않는데, ‘통장’이라는 단어로 원금손실 걱정 없는 상품으로 읽힐 수 있다”며 “사고가 날 경우 은행 전체 이미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반적인 은행권 통장은 예·적금을 말하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 원금이 보전된다. 그러나 증권사 CMA인 ‘네이버통장’은 원금이 보전되지 않는다.

네이버파이낸셜이 홈페이지 하단에 작은 글씨로 “본 상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지 않으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하곤 있지만, 모든 금융 소비자가 이를 알아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장’이라는 단어가 네이버와 결합한 데 따른 불안감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 3% 수익률을 내려면 위험성이 높은 채권을 섞어 운용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손실 위험이 아예 없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P형 CMA는 계좌에 입금된 돈을 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금을 이자 형태로 지급한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네이버 통장은 정부가 발행하는 국공채와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안채 외에도 다소 리스크가 높은 일반 회사채도 섞어 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버 통장에 대한 시중은행의 우려는 결국 네이버가 은행업까지 넘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간편 결제와의 싸움은 카드업만의 문제인 줄 알았는데, ‘통장’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은행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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