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최애’ 적격대출…은행들, 자금 바닥나 취급 ‘외면’
맞벌이 부부 ‘최애’ 적격대출…은행들, 자금 바닥나 취급 ‘외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6.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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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30년 고정금리에 소득·집값 기준 느슨
공급량 대폭 줄어 판매량 한도 조기 ‘소진’…판매중단 일쑤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30대 맞벌이 부부가 이사를 앞두고 적격대출을 알아보기 위해 시중은행 지점을 돌아다녔지만 번번이 허탕을 쳤다. 정책 모기지 가운데 유일하게 소득기준 제한을 두지 않는 적격대출에 희망을 걸었지만, 은행들은 이제 더 이상 해당상품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말만 듣고 돌아섰다. 

저금리 정책 금융 상품 가운데 유일하게 소득 제한을 두지 않아 맞벌이 부부 등이 주로 이용했던 적격대출이 대부분 은행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에 따라 적격대출 한도는 매년 줄어드는 가운데, 가계대출은 급증하자 은행들까지 적격대출 취급에 외면하는 모양새다. 이에 집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 수요자들의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 중 현재 적격대출을 취급하는 곳은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 씨티은행 세 곳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국민·기업·NH농협은행은 올해 초 상반기 적격대출 한도를 이미 소진하고 판매를 접었다. 

하나은행은 지난 4일부터 금리고정형 적격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올 2·4분기에 할당받은 공급량이 한 달 만에 바닥이 나면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1·4분기에도 지난해에 비하면 한도가 감소했는데 2·4분기에 또 30%가량 한도가 줄면서 빠르게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적격대출은 대표 저금리 정책금융 상품으로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과 달리 소득제한이 없고 주택가격도 9억 원만 넘지 않을 경우 이용할 수 있어 수요가 높다. 보금자리론의 경우 집값기준을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또한 주담대와 달리 최장 30년간 고정금리로 이용할 수 있는데다, 부수거래 조건이 없어 인기였다. 하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2018년 이후 매년 공급이 줄면서 걸핏하면 조기소진을 겪었다.  

올해 판매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모두 하반기는 돼야 적격대출 판매 재개가 가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분기 한도를 받아오면 대부분 한 달도 안 돼 소진된다”며 “한도가 너무 낮다 보니 소수의 소비자에게만 판매가 가능하고, 이는 오히려 불만을 키울 수 있어 은행이 아예 판매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에서 적격대출 한도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8년 ‘가계부채 위험요인 점검 및 향후 대응방안’에서 적격대출 공급을 매년 1조원씩 차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018년 12조원에 달했던 적격대출 한도는 올해 9조원까지 낮아진 실정이다.

또한 은행이 적격대출 추가 한도를 가져오기 위해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를 발행해야 하는 것도 발목을 잡는다. 커버드본드는 금융회사가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채권이다. 

올해 책정된 적격대출 한도 9조원 가운데 5조원은 은행별로 전분기 실적 등을 바탕으로 책정하되, 최대 1조원(20%)을 넘을 수 없다. 나머지 4조원은 각 은행의 커버드본드 발행 실적에 따라 배정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커버드본드는 관리 자체가 어려운데다, 발행해도 고유동성 자산으로 인정되지 않다 보니 이를 품어줄 금융기관이 적어 적극 발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적격대출의 조기 소진이 잦아지자 대출 수요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주택 매매 예정자는 “적격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도 서민인데, 선택지가 너무 적다”며 “예고도 없이 툭하면 소진되다 보니 내집마련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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