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회사 쇼핑몰 수익금 약 12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윤호(52) 전 스킨푸드 대표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는 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조 전 대표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스킨푸드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를 위반해 범행이 성립하고 죄질도 좋지 않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조 전 대표는 2006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회사 온라인 쇼핑몰 판매금을 자신이 설립한 개인사업체에 지급하도록 하고, 2011년 개인 용도로 사용할 말 2마리를 구입하는데 들어간 비용 4억3000여 만원과, 2016년 11월까지 말에 대한 관리비·진료비 등 4억6000여 만원 등 9억원 가량을 자회사가 지급하게 하는 식으로 총 120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재판부는 "온라인 매출 관련 피고인의 업무상 배임으로 인해 스킨푸드가 가맹점 사업자에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물품 공급을 못하게 돼서 사업자들은 가맹점 매출이 감소되는 등 피해를 받았다"며 "스킨푸드 가맹점이 400개가 넘다가 회생절차 당시 100여 개 정도 남고 나머지는 대부분 폐업 수순을 밟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스킨푸드 창업 대가로 개인이 온라인 쇼핑몰 수익금을 가져가도록 했다'는 조씨 측 주장에 대해 "스킨푸드 상표권은 명백하게 법인에 귀속돼 있었고 주주총회에서 이런 합의가 있었다고 해도 상법상 자기거래에 해당해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피어리스화장품 창업주 아들, 사리사욕과 방만경영으로 파국 자초
스킨푸드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점포망을 구축하는 대표적인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로 중국,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한때 'K뷰티' 열풍을 이끌기도 했으나 현지 투자 실패와 업계 경쟁 심화 등으로 결국 2018년 10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조 전 대표는 중견 화장품 제조사였던 피어리스화장품의 창업주인 조중민 씨의 장남이다. 1957년 설립된 피어리스화장품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부도가 났고 2004년 조 전 대표가 설립한 스킨푸드로 명맥을 이어왔다.
스킨푸드 채권자들에 따르면 법정관리의 간접적인 원인은 조 전 대표의 46억원에 달하는 과다한 연봉 등 방만경영이었다. 조 전 대표는 회사가 수십 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때에도 거액의 연봉을 챙겨 점주의 희생만 요구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