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검찰 소환에도 삼성전자 주가 올라...'경영 올스톱' 소문 무색
이재용 검찰 소환에도 삼성전자 주가 올라...'경영 올스톱' 소문 무색
  • 백종국 기자
  • 승인 2020.05.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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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합병 의혹' 처벌 수위 주목...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 조작 혐의, 檢 승계 조사 마무리 수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6일 삼성합병 관련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6일 삼성합병 관련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낙관론일까 비관론일까?

이재용 부회장이 검찰에 전격적으로 소환된 26일 삼성전자 주가는 400원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한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82%(400원) 오른 4만9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0.31%(150원) 떨어진 4만8700원에 출발했으나 장 초반 상승반전한 뒤 4만9450원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유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면 하반기 반도체업황이 급격히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었다고 하지만 이 부회장의 검찰 소환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이 부회장이 검찰 소환되자 삼성은 초긴장 상태에 빠지고 재계는 삼성의 경영이 다시 ‘올스톱’ 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주가는 전날에 이어 오름세를 유지했다.

이날 삼성주가를 접한 한 네티즌은 "이재용이 깜빵(구치소) 들어가 있을 때 삼성전자 주가 더 잘 올라가고 실적도 더 좋았다"는 댓글을 올리면 항간의 '경영 올스톱' 소문에 대해 실소를 날렸다.

이재용 검찰 출석, 2017년 2월 박영수 특검팀에 구속돼 조사받은 이후 3년 3개월 만

앞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수사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날 오전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국정농단 뇌물 공여 등 혐의 재판과는 다른 사안으로 이 부회장이 재차 수사기관에 소환된 것이다. 이 부회장의 검찰 출석은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돼 조사받은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앞서 참여연대는 이 부회장을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수차례 고발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검찰 소환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4세 경영' 포기를 전격 발표한 뒤 20일만의 일로 이날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두고 불거진 각종 의혹과 그룹 미래전략실 등과의 지시·보고 관계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지난 2015년 합병할 당시, 주식교환 비율을 0.35대 1로 산정하는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가 크게 반영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이 같은 합병비율 왜곡으로 이 부회장이 4조100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삼성물산 주주인 국민연금은 6746억원의 손실을 보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이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산정돼 총수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고 보고 있다.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고 삼성물산의 주가를 떨어뜨림으로써 제일모직의 지분 23.2%만 보유하고 있었던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검찰이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승계 프레임'으로 변형시켰다고 반박해 왔다. 바이오산업의 성장성을 고려해 회계 장부에 반영한 것이어서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렸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이 삼성물산의 수주 사실을 합병 이후에 공개하는 등 일부러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삼성 측은 시세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5년 상반기 신규주택을 300여 가구만 공급했으나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결의된 이후 서울에 1만99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2조원의 규모인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기초공사 수주 사실을 합병 결의 이후인 2015년 7월 말 공개하기도 했다.

또 2015년 제일모직이 보유한 에버랜드의 표준지 공시지가가 전년보다 최대 370% 급등. 국토교통부는 자체 감사를 벌인 결과 외부의 압력 등이 개입했을 수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서 조사..."삼성바이오 분식회계로 제일모직 가치 높여 경영권 승계"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비공개 소환된 이 부회장을 상대로 영상녹화실에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관여했는지, 기업가치 평가 등에 영향을 미친 바가 있는지 조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이날 소환은 단순한 질문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확보된 증거자료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이 부회장의 대답 여하에 따라 구속 여부는 물론 향후 재판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중대성을 띤 것이었다.

앞서 지난 2018년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해 9월부터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까지 수사를 확대, 바이오로직스와 그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 등을 조사해 기소했다. 수사 과정에서 삼성 측이 분식회계 증거 등을 인멸한 정황도 포착,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검찰 일각에서는 증거인멸 정황과 관련해 이 부회장을 구속수사 해야 한다는 의견도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의 조사로 검찰은 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가 고평가돼 합병 이후 삼성물산 최대 주주로 올라선 이 부회장이 그 과정에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해 9월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계열사와 국민연금공단, KCC 본사, 한국투자증권 등을 압수수색해 합병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미래전략실과 삼성물산 등 그룹 임원들도 연달아 소환, 지금까지 미래전략실의 장충기 전 차장(사장),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등이 소환됐다. 삼성물산에서는 최치훈 이사회 의장(사장), 이영호 대표, 김신 전 대표 등이 조사를 받았다.

최근에는 김태한 바이오로직스 대표와 고한승 바이오에피스 대표 등을 소환해 분식회계와 관련 혐의를 파헤쳤으며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 사장, 정몽진 KCC 회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등도 검찰에 불려갔다.

이번 이 부회장 소환 조사로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1년 6개월에 걸친 검찰 조사는 정점을 찍었다. 검찰은 조만간 이 부회장에 대한 처벌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검찰은 경영권 승계 관련 수사를 이달 말 마무리 할 예정이었으나 조사할 내용 등이 많아 종료 시점을 다음달로 늦추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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