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마이데이터의 시장 상용화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네이버파이낸셜의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를 놓고 금융권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마이데이터 시행과 함께 금융사는 고객정보를 모든 사업자에 공개해야하는데,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는 제외한 채 결제정보 일부만을 공개해 금융사의 정보만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자신의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이를 신용·자산관리 등의 부문에 개방하는 것이다. 은행·보험·카드사 등이 금융회사에 저장된 고객 신용정보를 모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21일 마이데이터 워킹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에서 분사해 설립된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통장을 서비스를 내놓은 네이버파이낸셜은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참여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마이데이터의 시장 침투가 다가오면서 주요 은행마다 방식은 다소 다르지만 벌써부터 주도권 경쟁에 들어간 모습이다. 네이버파이낸셜까지 참전하면서 금융사와 핀테크 업체 간 치열한 고객 유치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불공정하고 이대로는 싸움이 안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금융사별로 갖고 있는 이용자의 금융정보 장벽을 없애는 걸 골자로 하는데, 제공하는 정보가 불균형하다는 것이다.
마이데이터사업자는 어느 금융사든 이용자의 정보를 가져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이에 금융사는 수 십 년에 걸쳐 모은 고객 정보를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모두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에서 분사한 탓에 네이버페이 결제정보의 ‘일부’만을 사업자들에 제공하면 된다.
이에 시중은행에서는 초대형 포털업체인 네이버가 분사라는 선택을 하는 순간 마이데이터 산업 자체가 네이버에 기울어진 체 시작하는 것이라는 불만이 잇따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다른 핀테크 업체들은 업력이 얼마 안 돼 공유할 정보가 많지 않지만 네이버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을 분사하는 방식으로 마이데이터에 참여하기로 한 데에는 네이버의 핵심 정보를 공유하지 않겠다는 계산도 숨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핀테크 업계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온다. 핀테크 업체 한 대표는 "마이데이터 산업은 대형 금융사부터 작은 핀테크 업체까지 공정하게 경쟁하면서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내놓는 장이 돼야 하는데 네이버파이낸셜에만 특혜를 주는 순간 공정한 경쟁은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