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시중은행들의 하반기 실적 감소 등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부동산 대출이 최근 금융부실의 뇌관으로 지목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자금경색이 지속돼 은행의 자본 부담이 더 늘 수 있어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을 비롯한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월 말 기준 448조7894억 원으로 전월 말보다 4조5905억원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된 3월 4조 6088억 원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증가규모가 1월 1조 2557억원, 2월에 9564억원과 비교했을 때 3월 이후 큰 폭 상승했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급격한 침체를 보이고 있어 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부동산 거래량 감소가 장기화 될 경우, 원리금 상황이 버거워진 차주가 자산매각 기회를 상실할 우려가 커져 대출 연체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114 기준으로 4월 서울·경기 지역의 거래건수가 급감했다. 2월 3만8593건을 기록했던 아파트 매매건수가 4월 1만113건으로 급감했다.
통상 부동산 시장 호조가 기반이 되면 충분한 대출 공급이 이뤄지게 돼, 국내 은행들도 가계나 중소기업 여신의 건전성을 유지할 여력이 크다.
업계는 향후 부동산 시장 침체 여부에 따라 은행들의 이익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키움증권 한 연구원은 “부동산금융 중심의 은행 시스템을 갖고 있는 여건에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 대손비용 증가와 더불어 담보가치 하락으로 인해 은행의 신용창출 능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여파로 인한 경기침체 영향으로 해외 부동산 가격 하락은 상당 기간 불가피하기 때문에 해외 부동산 투자리스크(위험)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4월 말 순자산 기준 58조 원을 넘어설 정도로 최근 수년간 급팽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