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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두산重 품고 간다...자산매각·유상증자로 ‘3조’ 실탄 마련
두산그룹, 두산重 품고 간다...자산매각·유상증자로 ‘3조’ 실탄 마련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4.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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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8000억원 추가 지원 검토...오너일가 사재(私財) 출자, 상여금·급여 반납
▲서울 중구에 위치한 두산타워
서울 중구에 위치한 두산타워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을 품고 가기로 했다. 대규모 자산 매각 등을 통해 3조원 규모 자금을 확보해 두산중공업 회생 작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두산그룹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논의 끝에 유상증자, 자산 매각, 비용 감축을 토대로 하는 최종 자구안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채권단은 이를 수용하고, 8000억원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이번 자구안은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지주사인 ㈜두산이 참여해 자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두산그룹이 직접 나서 위태로운 두산중공업에 자금을 긴급 수혈하겠다는 뜻이다. 두산중공업을 두산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남겨두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전날 발표자료에서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 추진 및 제반 비용 축소를 위한 고강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비핵심 자산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산중공업의 모회사로서 두산중공업의 자구노력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산을 팔고 그 자금으로 두산중공업 증자에 참여해 어떻게든 계열사를 살려내겠다는 뜻을 피력한 셈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및 발전 시장 회복이 지연되더라도 두산중공업이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출 수 있도록 3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각 사별로 이사회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유상증자,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5조596억원, 영업이익 1조768억원을 냈다. 표면적 성과는 좋아보이지만, 18조6073억원 규모의 부채를 떠안고 있어 내부사정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 1044억원의 순손실을 내기도 했다.

당초 채권단 측에서는 올해 만기를 맞는 두산중공업의 부채 규모를 4조2000억대로 추정했다. 회사채 1조2500억원, 국책은행 대출 1조1000억원, 시중은행 7800억원, 외국계 은행 3600억원,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 7000억원 등이다. 하지만 두산그룹은 채권단 지원 등이 잇따르면서 그 규모가 1조원대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최종 자구안으로 3조원을 더 확보해 두산중공업을 ‘유동성 수렁’에서 완전히 빼내겠다는 게 두산그룹의 계획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자금 확보를 위해 몇몇 비핵심 자산을 매각한다. 두산솔루스가 가장 유력한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두산솔루스는 동박과 전지박, 바이오 소재 등을 생산하는 소재전문 업체로, 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는 4942억원, 매출 2582억원, 영업이익은 382억원이다. 시가총액 역시 1조1200억원가량이다.

앞서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연료전기 회사 두산퓨어셀이 역시 매각 대상으로 꼽히기도 했다. 두산밥캣과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물망에 올라있다.

두산타워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두산그룹이 이미 두산타워를 담보로 1500억원어치 채권을 발행했고, 2500억원 대출도 받았다. 두산 측 두산타워 예상 매각 금액이 5000억원 정도인데, 이를 처분해도 유의미한 규모의 자금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채권단 실사 결과 최대 8000억원에 팔 수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면서 매각 여부는 미지수다.

두산그룹은 이를 통해 마련한 현금으로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두산그룹 대주주들이 사재를 털어 어느 정도 금액을 두산중공업에 출자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두산그룹은 “대주주(오너일가)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재로 두산중공업에 대한 출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배당 및 상여금을 받지 않고 급여를 대폭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두산은 두산중공업의 지분 34.36%를 가진 최대주주다. 2대 주주는 지분 8.11%를 가진 두산중공업 우리사주조합이다. 이밖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0.01%(1만5438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0.01%(1만937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전체 지분의 57.52%는 소액주주가 나눠 갖고 있다.

또 두산그룹은 앞서 지난 2일 “부사장 이상은 급여의 50%, 전무 40%, 상무 30%를 반납하기로 했다”라며 두산그룹 전체 임원이 급여의 30% 이상을 내놓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금까지 채권단은 1조6000억원을 두산중공업에 지원했다. 아직 지원 방안의 형태나 산은과 수은 간 부담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번에 8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게 되면 총 지원액이 2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로써 한 차례 더 숨통은 트일 예정이다. 이제 관건은 두산그룹이 자산 매각을 일사천리로 마치고 현금 ‘3조원’을 마련할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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