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이익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말 국내 보험회사들의 재무건전성이 20% 수준 하락해 전 분기 대비 악화됐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12월 말 보험회사 위험기준자기자본(RBC) 현황’에 따르면 보험회사의 RBC 비율은 269.5%로 1분기 전인 같은 해 9월말 보다 17.4%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보사의 경우 301.2%에서 16.5%p 감소했고, 손보사는 기존 260%에서 18.9%p 하락세를 보였다. RBC 비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보험사의 건전성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통상 RBC 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보여준다. 보험업법상 RBC 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150% 이상 수준을 유지할 것을 금융당국은 권고하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 손실과 지난해 4분기 주주 현금배당 예정액이 반영되면서 가용자본이 4조 원 줄어든 것이 비율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운용자산 증가와 변액보증위험액 산출기준이 강화되면서 요구자본이 2조1000억 원 증가한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RBC 비율 낙폭이 큰 보험사는 교보라이프생명이었다. 교보라이프생명의 지난해 말 RBC 비율은 305.3%로 전 분기 대비 105.7%P 감소했다. 이어 푸르덴셜생명이 -90.7%P를 보였고, 메트라이프생명이 -58.2%P로 뒤를 이었다.
이른바 빅3 생보사 중에는 한화생명을 제외한 삼성생명이 339.6%, 교보생명이 338.9%로 집계돼 전 분기 대비 -23.6%, -33.7% 각각 줄었다.
푸르덴셜생명은 90.0%P 감소에도 불구, 424.3%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반면에 RBC 비율이 가장 낮은 보험사는 DGB생명으로 169.1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도 이 기간 손해보험사의 RBC 비율은 241.2%로 집계돼,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 18.9% 줄어들었다.
한편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하회한 손보사는 더케이손해보험(127.7%)과 MG손해보험(117.1%)이었다. 이중 MG손해보험은 최근 2000억 원 규모 자본 확충을 단행하면서 RBC 비율이 200% 수준 상승할 전망이다.
업계는 향후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올해 1분기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제로금리로 보험사의 부채적립이율과 운용자산이익률간 격차로 이차 역마진이 확대한 가운데 보험사의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이자수익 하락을 내다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 평균 RBC비율이 10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RBC비율 취약이 우려되는 경우 위기상황분석 강화 및 자본확충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재고토록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