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8:25 (토)
‘환차익 투기’ FX마진거래 200% 뛰었다...개미 90%, 손실 보며 참여
‘환차익 투기’ FX마진거래 200% 뛰었다...개미 90%, 손실 보며 참여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4.27 15:12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환율 변동성 커진 탓...10배 레버리지로 대규모 손실 가능성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 국제유가, 환율 등이 등락을 거듭하면서 환율 변동성에 투자하는 외환 차익거래(FX마진거래)에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FX마진거래 규모가 200% 넘게 급증했다.

FX마진거래는 두 개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고위험·고수익 금융투자상품이다. 레버리지(차입투자) 비율이 10배로, 원유 선물 연계 상장지수증권(ETN)과 같이 투기성이 짙다. 레버리지 비율이 10배인 만큼 손실 위험도 매우 크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의 FX마진거래 대금은 총 213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보다 200.1% 증가한 수치다. 3배로 뛴 셈이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 기준 약 26조원어치다.

지난달 거래량은 19만4212계약이었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3.9% 는 결과다.

FX마진거래 대금은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늘었다. 지난 1월 54억6774만 달러, 2월에는 98억5893만 달러로 급속히 늘었다.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3월 200억 달러를 넘어선 셈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FX마진거래는 환율 변동성이 높은 국가의 통화를 사고팔아 환율 변동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상품인데, 코로나19 사태로 주식, 원유와 더불어 환율 변동성이 대폭 확대된 탓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156.4원, 올해 1월 말 1,191.8월, 2월 말 1,213.7원으로 지속 상승했다. 지난달 말에는 더 올라 1,217.4원으로 마감했다.

특히 지난달 환율 변동폭은 116.1원으로 작년 동기(15.5원)보다 7.5배가 뛰었다. 하루 40원 폭등하는가 하면,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00억 달러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들리자 39원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한방’을 기대하고 개인 투자자들이 FX마진거래로 대거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FX마진거래는 큰 리스크의 상품이다. 증거금률은 10%, 계약당 기본 단위는 10만 달러다. 1만 달러를 국내 선물회사나 중개업체에 위탁하며 레버리지를 통해 그 10배인 10만 달러 규모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환율이 5%만 움직여도 50%의 수익 혹은 손실을 본다. 환율이 예상 방향대로 움직인다면 단숨에 큰 이익을 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규모 손실 피해를 입게 된다. 무엇보다 증거금이 부족한 개인은 환율이 조금만 오르내려도 증거금 부족으로 강제청산을 당할 우려도 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미흡해 손실을 보는 사례가 많다. 외화 변동성이나 손익구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경험 없이 치고빠지는 ‘단타매매’ 위주 투자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실제 개인 투자자의 약 90%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FX마진거래가 ‘개미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앞서 금융당국이 지난 2012년 FX마진거래의 증거금률을 기존 5%에서 10%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 매력을 강제로 떨어뜨려서라도 개인 투자자들을 FX마진거래 시장으로부터 떼어놓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FX마진거래 규모가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도로 급반등한 것이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23일 금융권 간담회에서 “아직 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데도 고위험·고수익 금융상품 판매가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인다”며 “투자자들은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투자 판단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FX마진거래 증거금률을 높이고 교육도 받게 하는 등 진입장벽을 높였지만, 여전히 원유 선물 ETN 상품 등에도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와 투기적인 거래가 횡행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