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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결과는 경제 살리라는 국민의 명령
총선 결과는 경제 살리라는 국민의 명령
  • 류동길
  • 승인 2020.04.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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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칼럼] 4·15 총선은 헌정사에 유례없는 여당의 압승, 야당의 참패로 끝났다. 여당이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 야당이 잘못해서 패배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에 묻혀 선거 이슈는 실종되고 야당은 정권 심판의 기회를 잃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야당의 참패를 설명할 수 없다. 야당은 정부·여당 반대만 외쳤지 코로나 사태의 극복과 안정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킬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리더십은 안 보이고 분열과 무능에다 공천 파동만 드러내 보였다. 세상의 변화를 읽지 못해 참패한 것이다. 견제 능력 없는 야당은 없는 것과 같다. 환골탈태해서 다시 일어서야 한다. 위기에서 기회를 찾지 못하면 사라지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이제 다시 한국은 어디로 갈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하고, 뭘 먹고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국민의 물음에 집권 여당과 정부는 답해야 한다. 안보 다지고 경제 살리는 것 말고 급한 게 무엇인가. 한국 경제는 이미 체력이 약해지고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가 덮쳐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이다. 정책 실패를 코로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코로나 사태가 끝난다고 해도 경제가 살아난다는 보장이 없다.

경제를 살리려면 소득주도성장 정책부터 접어야 한다. 내년의 최저임금 동결, 주52시간제 보완, 탈원전 포기, 노동 개혁, 각종 규제 철폐 등 친(親)기업·친시장 정책으로 가야한다. 실업자가 늘어나고 기업이 문을 닫는 판에 노동 개혁을 못할 까닭이 없다. 그동안 세계 경제가 호황이었을 때에 우리는 그 흐름을 타지 못했다. 잘못된 정책 때문이었다.

이제는 정책을 실험할 여유가 없다. 정책 전환이 급하다. 국민이 집권 여당에 표를 준 것은 코로나 사태 극복하고 경제 살리라는 주문이었지, 기존의 정책에 찬성한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공약집에는 '소득 주도'와 '탈원전'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국민에게 바람직한 정책으로 비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때문이었을 것이다

세계 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고, 세계는 자유무역주의가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은 대외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 경제에 치명적이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3%까지 추락하고, 한국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게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다.

지금 우리가 경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진다. 경제를 살릴 정책과 리더십이 절실한 이유다. 지난 3월 취업자는 19만5000명 감소했다. 통계상 취업자로 잡히는 일시 휴직자는 지난 한 달 새 126만 명 폭증한 160만7000명에 이르렀다. 곳곳에서 상황이 더욱 나빠질 가능성만 보인다.

여우는 적을 피할 방법을 100개나 알고 있다고 자랑했다. 고양이는 나무에 올라가는 것밖에 아는 것이 없다면서 여우를 부러워했다. 그때 사냥개가 나타나자 고양이는 나무 위에 올라가 살았지만 여우는 이런저런 방법을 생각하다가 잡혀 죽었다.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이솝 우화다.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이 없다. 우선 경제 살리는 데에 모든 노력을 쏟아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정부와 지자체가 갖가지 명분을 붙여 돈을 살포했고 또 앞으로 할 것이다. 재정 투입의 불가피성을 인정한다 해도 돈을 뿌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돈을 뿌려서 일자리도 만들고 경제를 살릴 수 없다. 경제 살리기는 기업 살리기, 기업 살리기는 일자리 만들기다.

한국은 코로나 사태를 맞아 초동 대응에 실패했지만 ‘최상의 모범 방역국’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국민의 협조와 뛰어난 의료보험 체계, 의료진의 희생적 봉사 때문이었다. 우리 국민은 환경만 조성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지금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책기조를 바꿀 절호의 기회다. 거대 여당은 개헌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하고 싶은 게 많을 것이지만 이것저것 다 할 수 없다.

힘이 크면 책임 또한 크다. 독선과 오만에 빠지면 정권의 불행을 넘어 국가적 불행이다.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아라. 국민은 먹고사는 일에 위협을 받고 있다. 지금은 비상시기다. 안보가 흔들리고 경제가 죽으면 다른 어떤 것도 의미가 없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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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류동길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정치가 바로 서야 경제는 산다` 숭실대학교출판국,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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