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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는 HDC현산...4월말 아시아나항공 인수 사실상 ‘연기’
망설이는 HDC현산...4월말 아시아나항공 인수 사실상 ‘연기’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4.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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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 승인은 마무리 단계...아시아나 경영난에 유상증자·회사채 발행 미룰 듯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일단 숨통은 트였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이달 초 중국의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최근 미국에서도 승인됐다. 이로써 HDC현산 컨소시엄이 기업결합을 신청한 6개국 가운데 러시아 한 곳의 승인만 남았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식 61.5%를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 후 올해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와 미국,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터키 등 해외 6개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대상국이다.

기업결합 절차가 끝을 보임에 따라 HDC현산과 아시아나항공은 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나머지 국가에서 기업결합 심사가 모두 마무리되더라도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실현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초유의 경영위기를 맞으면서 HDC현산은 당초 이달 말로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인수대금 납입을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HDC그룹은 아시아나항공에 1조4700억원을 유상증자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빌린 차입금 1조17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물론 기업결합 심사가 모두 마무리돼야 가능한 일이다. 러시아 한 곳의 심사만 남겨두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이 지속되는 상황 탓에 HDC현산이 인수 자체를 말성이고 있는 모양새다.

이뿐만 아니다. 3000억원 규모의 추가 공모채 발행 계획도 있었다. 이와 더불어 인수금융 등을 통해 인수 자금 부족분을 마련해 이달 말 주금납입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최종 매듭지을 예정이었다. 결국 이달 말로 잡았던 아시아나항공 매각 시기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HDC현산은 추후 상황을 지켜보며 인수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항공업계 지원책이 검토되고 있고, 특히 최근 부채비율이 크게 늘어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지원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에 상환해야 할 차입금은 1조17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HDC현산이 무턱대고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는 조심스럽다. HDC현산이 차입금 상환에 고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야말로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나 HDC현산의 회사채 발생은 이달 중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월 말’로 기대됐던 인수 마무리 역시 연기될 전망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HDC현산은 여러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인수대금을 예정대로 모두 납입하고 서둘러 계약을 종료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채권단과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조건에 계약 종료 시점이 명시된 것도 아니어서 HDC현산 입장에선 급할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키는 HDC현산과 채권단의 협의 결과에 달렸다. 앞서 HDC현산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대출금 만기 상환 연장, 금리 인하 등의 조치를 요청했다.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에 투자한 5000억원 상당의 영구채를 출자 전환하는 방안이 채택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HDC현산은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관련 지원을 요청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최악의 경우 HDC현산이 인수 자체를 포기할 수 있다. 계약금 2500억원이 걸려있지만, 부서지는 배에 오르지 않으리라는 관측이다. 다만 같은 날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각각 여신위원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추가 지원 문제를 다룰 것으로 전해지면서 상황 타개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가고 있는 만큼 최악의 사태까지 빚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의견이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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