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영업자들이 받는 개인사업자대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업종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위축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영세 자영업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아 빚을 내 버티고 있다는 것을 여러 지표들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사업자대출 증가폭은 3조8000억원으로 직전 최고치였던 2015년 7월(3조7000억원) 기록을 갱신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9년 6월 이래 최대폭의 증가이다. 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내놓은 금융지원책 등 정책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들이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은 시설 투자 등 향후 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는 대기업대출과는 성격이 다르기에 위험이 더욱 따른다. 대출 금리 인하나 만기 연장 등은 당장 숨통을 터 줄 수는 있어도 매출 회복과 같은 근본적 해결책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나이스(NICE) 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개인사업자대출 보유 자영업자의 특성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여러 금융회사에서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들의 비율이 전체 차주(빌린 사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 곳에서만 빌린 차주 비율이 2015년 10월 81%에서 지난해 10월 77%로 낮아진 반면 2곳 이상에서 빌린 이들의 비율은 같은 기간 19%에서 23%로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을 3개 이상 보유한 자영업자들의 잠재부실률은 4.7%로 전체 자영업자 잠재부실률보다 1.5%포인트(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금리에다 상대적 취약 차주들이 몰려있는 비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이 2015년 16%에서 지난해 27%까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권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0.35%)은 비교적 안정적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비은행권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4.3%로 1년 전(4.0%)보다 0.3%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의 연체율은 2.12%로 2018년 말(1.34%) 대비 0.78%p나 상승했다.
감독당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 등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잠재위험이 현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그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