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국내 부자들의 부동산 보유 비중이 6년 만에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평균 41세에 종잣돈을 확보했으며 그 수단은 사업소득이 가장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일 공개한 '2020 한국 부자 보고서'(Korean Wealth Report)에 따른 것이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하나은행 프라이빗 뱅크(PB) 고객 약 400명(평균 연령 68세)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지난해 이들 부자의 총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0.9%로, 전년(53.1%)보다 조금 낮아졌다.
2013년 44%로 낮아진 부동산 비중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상승한 뒤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규제 강화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세 둔화,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도, 절세를 위한 증여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부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금융상품으로 꼽히던 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연계펀드(ELF) 등 지수연계상품에 대한 선호도도 고위험 금융상품의 손실 우려가 부각되면서 다소 떨어졌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선호도가 높아진 상품은 외화 펀드, 은행 정기예금이었다.
설문에 따르면 국내 부자들은 평균 41세에 부자가 되기 위한 종잣돈을 확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종잣돈을 확보하는 1순위 수단은 사업 소득(32.3%)이었으며 그 다음이 상속·증여(25.4%)였다.
부자가 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추가로 부를 축적한 1순위 수단도 사업 소득(31.5%)이었고 부동산 투자(25.3%)는 두 번째였다. 근로 소득(15.1%)은 부의 축적 수단으로서 사업 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들 부자가 자산을 처분하는 수단은 노후 준비 50%, 상속 25%, 증여 18%, 기부 3% 등의 순이었으며, 자산이 많을수록 노후 준비보다는 상속이나 증여 비중이 컸다.
또 부자들이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시기는 평균 65.2세이고 증여받는 자녀의 평균 나이는 34.9세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