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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천하'로 끝난 한선교의 공천쿠데타
'3일 천하'로 끝난 한선교의 공천쿠데타
  • 오풍연
  • 승인 2020.03.2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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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공천파동은 뻔한 수순...비례대표 인선도 처음부터 다시 짜야

[오풍연 칼럼] 정말 정치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나는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선정을 했을 때 한선교 사천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1번으로 배치한 것부터가 잘못됐다고 봤다. 비례대표 1번은 상징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채널A 종편에 나와 어제까지 정부여당을 신랄하게 비판하던 사람을 1번에 앉혔다. 그럼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1번으로 선정한 공관위나, 비례대표에 응모한 조수진이나 다를 바 없다. 오비이락은 누가 보더라도 좋게 평가 안 한다. 때문인지 한선교가 19일 오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미래한국당 공천은 엉망이 됐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 책임도 없다고 할 수 없다. 초짜 대표의 한계다. 사실상 쿠데타를 일으켰던 한선교나 그렇게 만든 황교안 모두 도긴개긴이다.

굳이 누가 더 나쁘냐를 따진다면 한선교다. 황교안은 초짜라서 순진하다고 치자. 그럼 한선교가 잘 했어야 했다. 하지만 비례대표 명단을 보고 나도 놀랐다. 그것을 받으라고 하니 황교안도, 통합당도 가만히 있겠는가. 이럴 줄 몰랐다면 한선교 역시 초짜나 다름 없다. 그 명단을 보면 한선교의 속내가 드러난다. 다른 욕심을 냈다는 뜻이다.

공관위원장을 맡았던 공병호도 마찬가지다. 잘 한 게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이 방송 저 방송 나와 헛소리(?)를 했다. 공병호가 정치를 알 리 없다. 마치 완장을 찬 듯 행세를 했다. 순진한 것인지, 멍청한 것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공천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공천을 마무리 하겠다는 얘기도 한다.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다. 물러나는 게 마땅하다.

정치는 책임도 질 줄 알아야 한다. 어쨌든 한국당 공천은 무산됐다. 비례대표 명단 역시 처음부터 다시 짜는 것이 맞다. 야당 비례대표는 신선해야 한다. 그리고 작은 감동이라도 주어야 한다. 그런데 딱 하고 조수진을 1번에 갖다놓으니 감동을 받을 수 있겠는가. 조수진도 결과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만큼 거취를 표명하는 것이 좋다. 이런 때일수록 마음을 비워야 한다. 그것이 사는 길이기도 하다.

한선교의 공천쿠데타는 3일만에 막을 내렸다. 한선교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 정치인생 16년의 마지막을 당과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제 생각은 막혀버리고 말았다”고 했다. 그의 사퇴는 수정된 비례명단을 선거인단이 부결한 직후 이어졌다.

미래한국당 선거인단 61명은 찬반 투표를 했는데, 반대 47명, 찬성 13명으로 비례명단 수정안을 부결시켰다. 그 뒤 조훈현 사무총장을 포함한 최고위원들은 비공개 회동을 갖고 최고위를 해산했다.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원유철 의원 등 4명이 통합당을 탈당하고 한국당에 들어갔다. 수습하기 위함으로 볼 수 있다. 비례대표 인선도 처음부터 다시 짜라. 기존 명단은 무시해도 좋다. 이미 폐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번 다시 같은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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