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국제 경제에 암운을 더하고 있다.
유가 폭락은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연일 하루 1000포인트씩 출렁이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내는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국제유가는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가 한때 3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30%나 폭락했다. 현재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2.64달러, 5월물 브렌트유는 35.75달러로 각각 21% 하락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세계 항공길이 막힌 탓에 가뜩이나 하락세를 나타내왔던 유가는 산유국 연합체들의 감산 합의 불발로 더 내려갈 추세다. 산유국 연합체가 최소 하루 100만 배럴 추가 감산을 결정해 국제유가를 떠받칠 것이라는 전망은 빗나갔다.
앞서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모인 OPEC+에서 150만 배럴 추가 감산안은 러시아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가 하락 타격이 비교적 작은 러시아가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싶어한 때문이다.
합의 결렬에 따라 산유국들은 오는 4월 1일부터 자의적으로 공급 규모를 정하게 된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2분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35달러, WTI는 30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몇 주 안에 20달러대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주가가 8일 사상 처음으로 공모가를 밑돌기도 했다. 현재 하루 970만 배럴을 생산하는 사우디가 다음 달 원유 생산량을 하루 약 1200만 배럴까지 늘릴 계획이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다.
러시아로서는 생산량 감축에 따른 유가 상승은 미국 셰일 업계의 경쟁력을 키워주므로 생산량을 감축하는 합의는 의미가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감산 합의 가능성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향후 유가는 OPEC와 러시아의 추가 협의 가능성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의 사례에서 보듯 국제 유가 하락은 국내 경기에는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제 유가와 한국 주가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폭락한 여파로 9일 장 초반 원유 관련 상장지수증권(ETN)과 정유주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일부분이다. 다른 종목에도 대체로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 경제의 높은 대외의존도로 인해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코스피도 상승하고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코스피도 하락하는 구조다. 글로벌 경제가 좋으면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라가 주가가 상승하고 원유 수요도 늘어나 국제 유가도 오르는 것이다.
국제 유가 하락은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를 선반영하는 것으로 국제 유가 하락은 향후 한국 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