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한국닛산이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로 일본차에 대한 수요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수입차 업계에서는 최초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철수설이 힘을받는 분위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닛산은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포함한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희망퇴직에 앞서 한국닛산 직원 60여명 가운데 10여명은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닛산은 주력 모델인 ‘알티마’를 최소 700만원 할인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지만, 판매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한국닛산의 지난달 알티마 판매량은 59대로 지난해 1월 341대를 판매한 기록에 비해 83% 급감했다. 전기차 ‘리프’는 단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
한국닛산의 지난해 총 판매량은 3천 49대로 전년대비 39.7% 급감했다.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2천 대 판매하며 전년보다 6.1% 줄었다. 올 들어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1월 한 달 동안 닛산은 59대, 인피니티는 1대 팔리며 전년 대비 각각 82.7%, 99.4% 급감했다.
일본 본사 역시 지난해 4분기 11년 만에 분기 실적 기준으로 적자를 냈다. 닛산은 지난해 4분기 260억 엔(약 2천815억 원) 순손실을 내며, 전년도(704억 엔) 대비 큰 폭으로 적자 전환했다.
국내는 물론 본사 자체 실적이 크게 줄어든 만큼 수익성이 좋지 않은 시장은 정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나 한국닛산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철수설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닛산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산이 한국 시장에서 자동차를 계속 판매해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해왔는데, 한·일 관계 악화로 철수 논의가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회복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코로나19로 경기 상황마저 좋지 않다”며 “일본 닛산마저 실적이 악화되면서 부진한 시장은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철수설에 대해 “닛산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과 더불어 판매망, 서비스센터 등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인피니트 브랜드는 해당되지 않으며 한국닛산의 철수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