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우리금융, '비밀번호 무단 변경' 놓고 진실 공방
금감원-우리금융, '비밀번호 무단 변경' 놓고 진실 공방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2.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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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비밀번호 도용’ 논란…은행 “자체 보고”, 당국 “경영실태평가서 확인” 반박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최근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얼굴을 붉힌 금융감독원과 우리금융이 또 다시 맞붙게 됐다. 우리은행의 '휴먼계좌 비밀번호 무단 도용' 사건을 놓고 양측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18년 7월 자체 감사를 통해 일부 영업점 직원들이 고객의 인터넷·모바일뱅킹의 휴먼계좌 비밀번호를 고객 동의 없이 무단으로 바꿔 활성계좌로 전환한 사실을 적발했다. 

다만 이 사실이 밝혀진 시점이나 경위, 피해 건수 등 구체적인 내용에서 금감원과 우리금융 측 입장이 엇갈려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금감원은 확정된 무단도용 건수가 4만 건이라는 입장인데 반해, 우리은행측은 은행 자체추산 결과 2만 3천여 건이라고 밝혔다. 

‘실적’ 위해 비밀번호 도용한 영업직원

이번 사태는 우리은행 영업점 직원이 자신의 실적을 위해 2018년 5월에서 8월 사이, 휴면계좌 이용자의 인터넷·모바일뱅킹 비밀번호에 손을 대면서 비롯됐다.

우리은행은 1년 이상 인터넷·모바일뱅킹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이 새로 접속할 때 기존 비밀번호와 새 비밀번호를 동시 입력하도록 하며 비밀번호를 잊었다면 임시 비밀번호를 부여한다.

적발된 직원은 이를 악용해 소비자에게 무단으로 새 비밀번호를 부여함으로써 온라인 계좌에 소비자가 접근한 것처럼 꾸몄다. 당시 우리은행 KPI에 비활동성 계좌의 활성화 실적을 반영해 산출했기 때문에 높은 성과점수(KPI)를 받기 위함이었다. 

자체 인지 후 보고했다는 우리은행 vs. 검사 통해 알았다는 금감원

또한 양측의 이견이 양상되는 부분은 우리은행이 해당사건을 금감원에 보고했는지에 대한 신경전이다. 우리은행 측은 자체 감사 시스템을 가동해 사태를 인지한 뒤 감독당국에도 따로 보고했다고 하는 반면, 금감원은 검사를 통해 문제를 파악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즉, 2018년 10∼11월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에서 비밀번호 무단 도용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서 보고했다는 은행 측 주장과 ‘제 때’ 보고 받지 못했다는 금감원의 주장이 충돌하는 것이다.

금융회사가 금융사고 발견 후 기한 내 감독당국에 보고하지 않는 것은 감독규정 위반에 해당하는 만큼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는 위반 건수가 엇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은행과 금감원의 무단도용 건수 차이인 1만 7000건이 금감원이 추가검사로 다른 영업점에서 적발해 반영한 수치라는 것이다. 이를통해 우리은행의 보고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관련 사고를 따로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감사 내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금감원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를 확인했으니 금감원에서도 검사를 실시한 것 아니겠나”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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