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자가 '봉'?...13개월 치 보험료가 설계사 몫이라니
보험가입자가 '봉'?...13개월 치 보험료가 설계사 몫이라니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2.1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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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 등 보장성 보험에 사업비 ‘최대 30%’…월납 보험료 1700% 설계사 수당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보험을 중도 해지하면 소비자가 낸 보험료에 비해 돌려받는 돈이 턱없이 적다. 심지어 20년 납입을 다 채웠는데도 원금 회수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보험사가 낸 보험료를 불려준다고 했지만 막상 되돌려 받는 액수가 줄어든 데에 따른 범인은 '사업비' 때문이다. 보험료는 크게 순 보험료와 부가보험료로 구성된다. 순 보험료는 사망·사고 보장을 위한 위험보험료와 공시이율에 따라 돌려주는 저축보험료이고, 부가보험료는 사업비를 뜻한다.

특히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24개 생보사들이 지출한 사업비는 총 9조 3328억 원에 육박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사업비는 보험사들이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하고 기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보험증서 발행, 영업조직 운영, 설계사와 보험대리점(GA) 대한 모집 수수료와 수당, 설계사 교육비, 지점 임대료, 손해 사정비, 건강진단비 등에 쓰인다.

사업비는 보험사와 보험 상품에 따라 제각각다르게 측정되는데 고액의 사망보장을 해주는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성 보험의 사업비는 거의 3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저축성보험은 5~10%, 인터넷으로 가입하는 다이렉트보험은 5% 이하로 떼 간다. 20만 원짜리 종신보험이라면 30%를 뗀 나머지 14만원을 보장·적립에 사용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마이너스인 셈이다.

다만 저축성 보험을 제외한 타 보험들의 사업비 비율 정도를 고지하는 것이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소비자들은 보험료에 어느 정도의 사업비가 포함됐는지 알 수 없다. 때문에 소비자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금리를 비교해 보험을 선택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헛수고가 될 수 있다. 

최대 30%에 육박하는 사업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설계사 수당이다. 보장성보험의 경우 월납 보험료의 1300%가 설계사 수당인데 시책을 포함하면 최대 1700%까지 주는 곳도 있다. 이는 10만 원짜리 보험을 체결하면 170만원이 설계사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얘기다.

설계사 수당이 1300%인 저축성보험이 있다고 할 때 계약자가 최소 13개월간 보험료를 내야 보험사는 손실을 입지 않는다. 14개월부터 보험사가 사업비를 가져가는 구조기 때문에 계약이 오래 유지되어야 이익이다. 하지만 계약자 입장에서는 13개월 치 보험료를 설계사에 지급하니, 결국 14개월이 지나야 저축 보험료가 쌓이는 셈이다.

그나마도 이후 보험사에서 꼬박꼬박 사업비를 떼가는 만큼 순보험료 기준으로 책정되는 환급금은 낸 보험료보다 훨씬 적을 수 밖에 없다. 순보험료에서 난 수익이 사업비를 모두 만회하고 난 다음에야 환급금이 납입한 보험료를 넘어설 수 있는 구조다. 

보험사들이 손해율 때문에 보험료를 올리겠다고 할 때마다 금융 당국이 사업비를 줄이라며 압박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금융당국은 올해 4월부터 사업비가 과다한 보험상품에 대해 공시를 강화하고 갱신 부분의 사업비를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업비 개선안을 시행키로 했다. 또 내년부터는 첫 해 보험설계사가 받는 수수료가 1200%로 제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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