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카드가 금융감독원 업무보고서에 법인카드 실적을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은행이 2018년 고객 동의 없이 휴면계좌의 비밀번호를 무단 변경한 사실이 밝혀진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다른 자회사의 허위보고 사실이 나오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 업무보고서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우리카드의 법인카드 매출이 부풀려졌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실태 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 업무보고서에 작성된 법인카드 이용 실적에서 특이점을 발견해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다”라며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사는 자사의 신용카드 매출 실적을 매월, 매분기 업무보고서에 작성해 금감원에 보고한다. 법인카드 실적에는 일반법인카드 실적과 국세지방세 실적, 기업구매전용카드 실적이 구분돼 작성된다.
그런데 우리카드는 일반법인카드 매출에 기업구매전용카드 매출을 합산해 금감원에 제출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런 ‘실적 부풀리기’ 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격하게 분리되는 두 실적을 합쳐 보고할 경우 카드사 간 매출 비교를 제대로 실시할 수 없게 된다. 기업구매전용카드는 일반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없을뿐더러 철저히 판매 기업에 대한 구매대급 지급만을 목적으로 해 발급한다.
때문에 기업구매전용카드는 영업 실적이 아니며, 단순히 계열사 구매를 대행하는 차원으로 취급된다. 금감원 내부 기준으로도 카드사 시장점유율은 일반법인카드 실적으로 비교한다.
금감원은 우리카드가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에서 대외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보이기 위해 허위보고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실수로 기업구매전용카드 수치를 포함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에서 신용카드 기준 9.3%, 여기에 체크카드 합산하면 11.1%의 성적을 보였다. 7개 전업 카드사 중 5~6위에 위치한다.
다른 카드사들 점유율은 하락한 가운데 우리카드 점유율만 전분기보다 0.1%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