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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47년 몸담았던 EU 떠난다...마침내 ‘홀로서기’ 시작
英, 47년 몸담았던 EU 떠난다...마침내 ‘홀로서기’ 시작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1.3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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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11시 기해 브렉시트(Brexit) 단행...존슨 총리 “품위있게 탈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영국 의회 제공.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영국 의회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영국이 오늘 유럽연합(EU)과 이별한다. 영국이 EU에 가입한 지 47년, 국민투표를 실시한 지 3년 7개월만이다.

영국은 EU 탈퇴협정이 양측 정상의 서명과 의회 비준 절차를 마침에 따라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에 브렉시트(Brexit)를 시행한다.

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브렉시트는 지난 2015년 6월 영국 하원에서 국민투표 시행 법안이 가결되면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2016년 테리사 메이 총리가 취임하고 그 이듬해 영국 정부가 EU에 브렉시트를 공식 통보하면서 양측이 수차례 협상과 합의를 이어갔지만, 브렉시트를 둘러싼 내부 찬성·반대 세력 및 EU 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3차례나 연장됐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조기총선에서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보수당이 승리를 거머쥐며 존슨 총리에 힘이 실리면서 브렉시트 이행 작업이 현실화됐다.

결국 이달 9일 영국 의회는 EU와 영국이 지난해 10월 합의한 탈퇴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적으로 필요한 EU 탈퇴협정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이어 지난 24일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 관련 지도자들이 탈퇴협정에 정식 서명했다.

그리고 지난 29일 유럽의회에서 EU 탈퇴협정 안건이 비준되면서, 협정은 영국 시간으로 31일 오후 11시(한국 기준 2월1일 오전 8시), 유럽 기준 다음 날 0시를 기해 정식 발효된다.

이 즉시 영국은 EU 회원국 지위를 상실하고 제3국이 되며, EU에는 27개 회원국이 남는다.

이로써 영국은 1957년 창설된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1973년 합류한 지 47년,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3년 7개월 만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다. 영국은 1993년 EU가 출범한 이후 첫 탈퇴국이 된다. 

▲브렉시트 기념주화
브렉시트 기념주화

브렉시트가 발효되면 우선 존슨 총리는 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없게 된다. 또 영국이 현재 차지하고 있는 유럽의회 내 73석도 박탈된다.

그동안 브렉시트 협상을 담당해온 집행부 내 브렉시트 팀 역시 해체된다. 이로써 영국은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에서 모든 발언권과 의결권을 잃게 되는 것이다.

대신 남은 EU 회원국 및 다른 개별국과의 독립적인 교역협상을 시작하게 된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이를 통해 EU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독일로부터는 범죄인 송환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독일법은 EU 국가 이외에 다른 국가와는 범죄인 송환 절차를 진행하지 않도록 규정하기 때문이다.

영국은 브렉시트 기념주화도 발행했다. 기념주화에는 ‘평화, 번영 그리고 모든 나라와의 우정(Peace, prosperity and friendship with all nations)’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여권 색깔도 바뀐다. 30년 간 유지한 파란색에서 EU라는 표기가 빠진 채 붉은 버건디 색상으로 변경된다.

한편 브렉시트 발효 후에도 올해 말까지 남은 11개월 동안의 유예기간이 적용돼 여행·교역과 관련해서는 기존과 달라지는 점이 없다. 영국인들은 여전히 EU 소속국 내에서 운전면허증과 유럽건강보험카드(EHIC)를 사용할 수 있으며, 영국 정부가 이 기간 동안 EU 재정을 일부 부담하기 때문에 연금도 문제없이 지급된다.

▲영국 국회의사당 광장의 윈스턴 처칠 동상. 연합뉴스.
영국 국회의사당 광장의 윈스턴 처칠 동상

한편 영국에서는 브렉시트가 실시되는 31일 이를 기념하는 각종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존슨 총리는 잉글랜드 북부 지역에서 내각회의를 주재한 후 오후 10시 방송에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한다.

런던 총리관저에는 오후 11시 카운트다운을 위한 조명 시계가 설치되고, 인근 정부청사 건물 등에서도 불이 밝혀질 예정이다. 국회의사당 앞 의회광장의 모든 깃대에는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펄럭인다.

다만 영국은 그간 브렉시트를 둘러싼 극심한 갈등과 분열을 겪었고, 여전히 국민 상당수가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상황인 만큼 되도록 조용하게 행사를 치를 계획이다.

존슨 총리는 지난 29일 페이스북에서 중계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EU에서 품위 있게 탈퇴할 것”이라며 “우리가 하는 것들에 대해 모든 이들이 느끼는 감정을 염두에 둘 것”이라 밝혔다.

또 “우리나라로서 아주 좋은, 희망과 기회의 순간”이라 평가하며 “자신감을 가지고 하나로 뭉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브렉시트가 단행되면 양측은 올해 말까지로 예정된 '이행 기간(transition period)'에 무역협정을 포함한 향후 관계를 놓고 협상을 벌이게 된다.

영국은 이 기간 동안 국제협정상 EU 회원국 수준의 지위를 유지하며, 한·EU 자유무역협정(FTA)도 올해까지 그대로 적용된다. 한·영 통상관계에도 큰 변화는 없다. 이행 기간이 종료돼도 지난해 맺은 한·영 FTA가 자동으로 발효되기 때문에 양국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기 때문이다.

협상은 오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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