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약탈적 금융'...DLF-라임사태 속 금융의 탐욕과 포식자들
신(新) '약탈적 금융'...DLF-라임사태 속 금융의 탐욕과 포식자들
  • 정종석
  • 승인 2020.01.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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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사태는 금융역사상 희대의 '사기사건' 기록될 듯...한국 투자자들만 파생상품의 '희생자'

[금융소비자뉴스 정종석 대표기자]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 가운데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이라는 인물이 있다.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미국의 태양광 에너지 업체 DC솔라에 투자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폰지사기(다단계 금융 돌려막기) 회사였다.

DC솔라는 태양광 발전기 1만 7,000여 대를 제작해 통신사, 스포츠 경기장 등에 임대하는 사업을 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사용한 태양광 발전기는 700대 뿐이었다. 그리고 신규 투자자들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이자와 배당금을 지급해 왔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벌어지는 채굴기 암호화폐 공구와 다를 바 없는 행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의 귀재도 이렇게 다단계 사기에 당한다. 투자 전에는 철저한 검증이 꼭 필요하다. 검증을 했더라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일이다. 하물며 누구나 발행할 수 있는 암호화폐에 투자할 때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검증을 진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많은 공구 참여자들이 이 단계를 거치지 않는다. 워렌 버핏 사례로 투자 베테랑도 당하는 게 다단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펀드 운용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회사 측의 방만한 운용과 의도적인 수익률 부풀리기, 투자자 기만 등 의혹이 짙어지면서 '희대의 금융사기'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또 펀드 판매 과정의 불완전판매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사태를 막지 못한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부각되면서 한국 금융권 전반의 신뢰도를 강타하고 있다.

국외금리연계 DLF 손실 사태의 충격이 가시기 전에 국내 1위 헤지펀드 라임자산 사태 파문 확산

라임자산운용 사건은 우리나라 금융 역사의 기록될 정도의 사기사건이다. 무역금융펀드가 미국 운용사의 자산 동결로 인해 전액 손실이 났는데도 손실을 숨기고 운용한 것은 라임자산운용이 명백히 사기를 쳤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알펜루트자산운용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져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앞서 불거진 대형 금융사고인 파생결합펀드(DLF)·키코(KIKO) 등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며,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외금리연계 DLF 손실 사태의 충격이 완전히 가시기도 전에 국내 1위 헤지펀드인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고, 불완전 판매와 함께 ‘폰지사기’ 은폐, 수익률 조작 등 불법 혐의가 속속 나온다. 금융소비자가 언제까지 탐욕스러운 금융회사의 ‘봉’ 노릇을 해야 하는지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라임은 지난해 10월 각종 의혹이 불거지며 투자자들이 대거 자금을 빼가는 이른바 ‘펀드런’이 우려되자 일부 펀드의 환매를 중단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은 낮다”고 무마했다.

하지만 환매가 중단된 펀드 자금이 투자된 미국 헤지펀드가 손실을 숨기고 새로운 투자를 받아 기존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폰지사기’ 혐의로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자산동결 등의 제재를 받으며 피해 가능성이 현실화했다. 환매가 중단된 펀드(1조3천여억원)의 원금 손실률이 최대 70%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자산운용업계의 불안감에서 오는 신뢰의 위기가 쌓이면 결국 전체 금융시장 위기가 도래할 수도

더욱 충격적인 것은 라임이 2018년 11월 문제가 된 미국 헤지펀드로부터 자산 손실을 통보받은 뒤에도 1년 동안 계속 투자자들을 모은 점이다. 펀드 수익률 조작 혐의도 드러났다. 이른바 ‘금융의 배신’이다. 믿고 맡겼는데 아무 것도 모른 채 그대로 당한 금융소비자들로서는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마땅치 않고 땅을 치며 통탄할 노릇이다.

그렇다면 이 지경이 다 되도록 금융당국은 뭘하고 있었을까. 자연스레 금감원 책임론이 불거진다. 금감원은 라임운용 편법거래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직후인 지난 해 8월부터 본격적인 검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별다른 검사 결과나 실효성 있는 조치안을 내놓지 못했다.

금감원에 "지금은 뭘 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하고 있는 게)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판매사들은 금감원이 이 문제에서 손을 빼려 한다고 주장한다. 금감원이 삼일회계법인 실사 및 가치평가 뒤에 숨어 자기는 책임소재에서 빠지려고 한다는 것이다.

실사 결과를 빨리 적용해 펀드 가입자들의 손실을 대충 확정해놓고 손실 확정에 뿔난 가입자들과 은행 간 불완전판매 갈등을 조장해서 자기들의 감독 책임을 묻히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관측이다.

그런 점에서 믿고 맡기는 금융시장에서 우리는 불행하게도 신뢰의 위기를 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불안감에서 오는 신뢰의 위기가 쌓이면 결국 전체 금융시장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런 위기를 만일 금융사가 조장하고 있다면 이제는 금융당국이 나서서 대처를 잘해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도 못하다.

파생상품들, 금융시장에 리스크 ‘파생’...‘금융당국도 공범’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

최근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DLF와 라임사태는 평소 같으면 모두 은행예금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을 파생상품들이다. 그런데 이 파생상품을 기획한 기획자는 도주하고 상품을 판매한 은행은 ‘속았다’고 항변하고, 금융당국은 뒷북 제재를 준비 중이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이런 비극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파생상품들이 금융시장에 리스크를 ‘파생’하면서, 사실상 ‘금융당국도 공범’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널리 퍼지고 있다. 금융당국 책임론을 면할 길이 없는 것이다. 최근 상황에 대해 금감원이 감독 부실을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관련자 징계나 처벌도 전혀 없다. 그들이 고의로 책임을 피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증좌다.

지난 2003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파생상품을 ‘금융시장의 대량살상 무기’라고 지칭하면서, 투기적인 거래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2002년 이후 버크셔 헤서웨이의 자회사인 재보험회사 제너럴 리의 파생상품 계약을 정리한 바 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금융교육을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시켜 의무교육 대상으로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논의는 이미 5년 전 신제윤 금융위원장 때부터 있어 왔다.

그동안 여전히 금융사 영업점에서는 펀드를 예금으로 속여서 팔고, 투자자들은 직원이 건네준 문서를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한 채 서명했다가 지금 낭패를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 투자자들은 버핏의 주장과 상반된 투자방식을 확대해 가고 있는 현실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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