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발하는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면서 금·국채 등 안전자산 가격이 오르고, 주식과 국제유가는 곤두박질쳤다.
그동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뉴욕증시가 지난 21일 우한 폐렴 우려로 혼조세를 보이다 24일부터 돌입한 하락세 국면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27일(현지시각) 미 뉴욕증시는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며 요동쳤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모두 전 거래일 대비 1.57% 하락하며 각각 28,535.80과 3,243.63으로 거래를 마쳤다.
월스트리스저널(WSJ)은 “다우지수는 5거래일째 하락했고, S&P500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 넘게 내렸다”고 보도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89% 하락한 9,139.31을 기록했다. 이로써 미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가 모두 미끄러졌다.
아메리칸 항공, 델타 항공, 유나이티드 항공 모두 5% 내외로 급락했다. 호텔이나 여행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관련 주식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유가 역시 떨어졌다. 우한 폐렴 기간이 지속되면서 원유 수요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1.9%(1.05달러) 하락한 배럴당 53.14 달러에 마감하며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59.32달러로 2.3%(1.37달러) 내렸다.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가격이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 인도분 금값이 전 거래일 대비 온스당 5.50달러(0.4%) 상승해 1577.40달러를 나타냈다. 지난 2013년 4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고치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의 수익률도 내렸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역(逆)의 관계로, 채권 수익률의 하락은 가격의 상승을 뜻한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605%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만에 최저 기록을 세웠다.
NYSE에서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우한 폐렴이 글로벌 경제에 미칠 악영향과 이에 동반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수준인 것이다.
실제 중국 내 사망자는 80명을 넘었고, 확진자도 3천명에 달한다. 중국 외에도 우한 폐렴 확진자가 태국 8명, 미국 5명, 호주 5명, 한국·일본·싱가포르·말레이시아 각 4명, 프랑스 3명 등으로 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