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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공룡 삼성을 막아라"...당국, 삼성전자에 ‘30% 캡’ 씌우는 이유
"증시 공룡 삼성을 막아라"...당국, 삼성전자에 ‘30% 캡’ 씌우는 이유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1.2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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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단일 기업의 시장 좌지우지 부적절”...선물·옵션 만기일 고려해 이르면 3월 중순께 적용할 듯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한국거래소가 삼성전자에 ‘30% 캡(상한제)’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 캡은 코스피200 등 주요 주가지수에서 한 종목의 시총 비중이 30%를 넘으면 강제로 낮추는 제도로 지난해 6월 도입됐다. 코스피200 이외에 코스피100, 코스피50, KRX300에도 적용된다.

30% 캡은 주가지수가 단일 기업에 휘둘리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특정 종목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지면 리스크 분산효과가 저하되거나 자산운용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30%’라는 상한선은 해외 주요 지수들의 사례를 참고해 한국거래소가 정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외 주요 지수들의 상한 비중은 10~20% 수준이고, 도입 논의 당시 삼성전자 비중이 이미 20%를 넘어있었기 때문에 30%로 잡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코스피200에서 삼성전자 시총 비중이 지난달 9일 30%를 넘어섰다. 당시 종가는 5만8600원으로 1975년 이후 45년 만에 최고가였다. 이후로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지난 20일 종가 기준 비중은 33.51%로 확인됐다. 글로벌 경기 개선이 더딘 가운데 반도체 업계의 반등 기대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6만1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21일 “지수 분산효과,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한 종목의 비중이 30%가 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오는 6월 정기변경과 별도로 수시변경을 검토 중이며, 적용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30% 캡' 적용으로 초과분 3.5% 가량 처분 때 7500억~1조원 규모 삼성전자 주식이 쏟아질 가능성

정기변경은 거래소가 매년 3∼5월 또는 9∼11월 특정 종목의 평균 비중이 30%를 넘으면 6월과 12월 단행한다. 거래소는 이 기간 외에 수시로 비중을 변경할 권한이 있지만, 관련해서 정확한 계량적 기준이나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관계자는 “당장 2월은 너무 이르고 하게 되면 지수선물 만기일인 3월 중순쯤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선물·옵션 만기일에는 프로그램 매매 물량이 급증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다음 거래일부터 캡을 적용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만약 줄인다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정이 이뤄질 경우 삼성전자 주식의 대량 매도 물량이 나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자금은 20조원 정도로, 캡이 적용돼 초과분인 3.5%가량을 처분하려면 7500억~1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이 시중에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증권업계 일각에서 실제 캡이 적용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22일 “상한가가 적용돼 기계적 매도 물량이 나와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을 고려하면 2~3%p 수준의 비중 조절 물량이 주는 수급 충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래소 측은 “상한제 수시 적용 여부는 전문가들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일이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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