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지드래곤과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공동 제작한 운동화의 리셀가(중고거래가격)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8일 지드래곤과 나이키는 일명 '지디신발'로 알려진 한국 한정판 신발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를 출시했다.
3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진 에어포스는 흰 색 밑창에 검은 가죽으로 신다 보면 갑피가 벗겨지며 내부의 무늬가 드러나도록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818족이 한정 발매된 빨간색 나이키 로고의 운동화는 중고 거래가격 300만~5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2000만원이 넘는 고가에 매입한다는 사람까지 늘어 손에 넣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지디 포스' 팝니다. 가격은 330만원입니다"
지난 6일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 ‘중고나라’에 올라온 글이다.
이 운동화는 이제 공식 오프라인·온라인 매장에선 구입이 불가하다. 그러자 개인 간 거래 가격이 330만원까지 치솟았다. 지디포스의 정식 발매가 21만원에 비해 무려 15배 이상이 훌쩍 뛰었다. 최근 중고나라 게시판엔 발매가를 훌쩍 넘는 매물이 하루에 10건 이상 올라오고 있다.
▲스니커 테크, 엇갈린 시각… 산업활성화 vs 폭리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디 포스 같은 희소성 운동화를 발매와 동시에 재빠르게 구입한 뒤 비싸게 되파는 '스니커테크'가 유행처럼 확산하고 있다. 스니커테크란 스니커즈(sneakers·운동화)와 재테크의 합성어다. 스니커즈를 되팔아 '차익'을 실현한다는 의미다.
이에 업계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먼저 스니커테크를 일종의 트렌드로 이해하는 긍정적인 시각이다. 미술품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희소성 있는 운동화를 거래하는 것은 패션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재경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운영위원(건국대 교수)은 "자신이 사용 목적으로 구입했다가 높아진 가치에 따라 되파는 것은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고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익'만을 목적으로 희소성 운동화를 구매하는 경우다. 정작 신고 싶은 사람은 구입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한 소비자는 '스니커테크' 족이 제품을 사들이는 바람에 나처럼 진심으로 '에어 포스1 파라 노이즈'을 소장하려던 이들은 구매 기회를 놓쳤다"며 "스니커테크족들은 애호가를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이른바 '사재기'를 통한 스니커테크는 실정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엄연히 매점매석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률적으로 물가 안정을 해치고 부당한 수익을 올렸다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