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대규모 펀드 환매중단사태로 촉발된 라임자산운용(라임자산) 사태가 총수익스왑(TRS) 거래까지 확대되면서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라임자산과 TRS거래로 손해를 본 금융사들이 담당자들을 줄줄이 인사조치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KB증권 델타원솔루션본부 부서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리스크 부문 출신의 팀장이 새 부서장으로 임명됐고, 물러난 부서장은 일반 부장직을 유지하며 해당 부서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증권은 지난해 1월 리서치 센터 내 파생 담당팀의 이름을 델타원-파생팀으로 변경했다.
최근 라임자산과 TRS거래를 진행했던 증권사들이 줄줄이 손해를 보는 동시에 라임자산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검사를 받는 등 파장이 확대되며 타격을 입은 데에 대한 조치로 풀이된다.
2017년 12조원였던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24조원에 이어 지난 8월 말 35조원을 넘어서는 등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올해 들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사태 및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사태까지 중첩되며 급격히 하향세로 접어들며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8월 말 35조원을 돌파했던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이달에 34조4582억원으로 5000억원 넘게 줄어든 상태다.
KB증권은 아직 라임운용 TRS 거래에 대해 손실을 본 것은 아니지만, 익스포져가 약 1천억원에 달하는 만큼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인사조치를 선제적으로 단행했다.
문제가 된 라임자산과 증권사들의 총수익스왑(Total Return Swap)거래는 증권사가 운용사를 대신해 주식, 채권, 메자닌 등의 자산을 매입하고 그 댓가로 수수료를 받는 계약이다. 이때 운용사는 증거금율에 따라 적은 돈으로 레버리지(부채를 끌어다 자산매입에 나서는 투자전략)를 일으켜 규모가 큰 자산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여윳돈으로 유동화가 쉬운 자산 편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연이은 악재로 라임자산과의 TRS거래로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NH투자증권은 라임자산과 PBS부서를 통한 TRS거래에서 100억원 상당의 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NH투자증권 내부에서는 2개월째 내부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프라임 브로커리지(PBS)본부에서 인사 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정기 인사를 통해 PBS 담당 본부장을 교체했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는 증권사가 헤지펀드 운용사에 대해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대출, 증권 대여, 자문, 리서치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과 TRS 거래 담당 부서인 델타원솔루션본부에 인사가 있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 사태가 실무진뿐 아니라 임원 인사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헤지펀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지난해부터 증권사 PBS와 TRS 업무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많았다"며 "라임자산운용을 시작으로 한 TRS 거래 손실 규모가 구체화하는 가운데 부장급 이상의 인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라임자산운용과 TRS거래로 관련된 증권사로는 이들 금융사 외에도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영증권 ▲삼성증권 등이 거론됐다.
이처럼 펀드 환매중단사태로 촉발된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금융사 TRS거래 손실로 확대되면서 금융권 안팎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사들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