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 전 세계 스타트업 투자의 ‘큰 손’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우버와 위워크 투자로 약 60억달러(약 7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데 이어, 투자실패 사례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투자한 금융회사가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낮췄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증시 상장을 준비하는 원커넥트금융기술은 공모가를 기존에 책정된 주당 12~14달러 선에서 9~10달러 선으로 낮췄다. 공모 물량 또한 3600만주에서 2600만주로 28%가량 낮췄다.
기업공개(IPO)는 일정 규모의 기업이 상장절차 등을 밟기 위해 행하는 외부 투자자들에 대한 첫 주식공매로,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팔아 분산 시키고 기업경영을 공개하는 것이다.
중국 최대 보험사인 핑안보험그룹의 자회사인 원커넥트는 블록체인·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플랫폼을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업체다. 핑안보험그룹의 주요 투자자로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금융대기업 SBI그룹 등이 꼽힌다.
원커넥트는 12일까지 수요예측을 마친 뒤 다음 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될 계획이나 공모가를 낮췄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으로 결정된다면 원커넥트의 기업가치는 36억4000만달러(약 4조3000억원)로 책정된다. 이는 지난해 소프트뱅크와 SBI그룹 등 투자자들로부터 7억5000만달러를 조달하며 평가받은 기업가치 75억달러(8조9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위워크 투자 실패에 이어 두 번째 투자실패 사례가 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소프트뱅크그룹이 주요 투자처인 공유오피스업체 위워크 상장 실패로 14년 만에 첫 분기 손실을 낸 가운데 또 다른 투자처인 원커넥트의 IPO 공모가 변동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총 140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위워크의 만성 적자 및 상장 실패로 위워크의 기업가치가 현재 80억달러도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7000억엔(약 7조4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앞서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 제프리스 그룹의 아툴 고얄 애널리스트는 소프트뱅크가 자사주 매입을 위해 알리바바 주식을 팔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잇따른 투자 실패 악재를 맞은 소프트뱅크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이 같은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