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제전망...비관론과 긍정론, 모두 다 쓸모 있다
2020 경제전망...비관론과 긍정론, 모두 다 쓸모 있다
  • 권의종
  • 승인 2019.12.09 09:43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관론은 만약에 대비하는 플랜B로, 긍정론은 자신감 있는 정책추진 준칙으로 응용하면 제격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연말이 다가오면 이야기의 말머리가 으레 경제에 쏠리곤 한다. 내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갈지를 두고 관심과 궁금증이 증폭된다. 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은 앞 다퉈 새해 경제전망을 마구 쏟아낸다. 전문가의 토론이나 세미나도 백가쟁명을 이룬다. 본디 희망보다 불안이 앞서서인지 금년에도 비관적 전망이 어김없이 우세를 견지한다.

비관론의 근거는 별반 새로울 게 없어 보인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미중간 극적인 갈등해소가 어려워 무역제재와 이로 인한 교역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당장의 수익창출이 힘겨운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도 위축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새해에는 수요 위축이 투자와 수출에서 소비로 번지면서 경기하향의 골이 더욱 깊어질 거라는 우울한 추정까지 내놓고 있다.

국내경제를 보는 시각도 어둡다. 성장 동력이 빠르게 추락하는 올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진단한다. 세계경제 하향세가 멈추지 않는 한 수출의존도가 높고 다른 제조국가들에 중간재와 자본재를 공급하는 한국경제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내년에도 국제교역 추세가 둔화되고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는 한 경기침체와 수출부진을 면키 어렵다는 슬픈 결론을 내린다.

걱정거리에는 한정이 없다. 내년부터는 생산가능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어 내구재 중심의 소비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주택경기 하향에 따른 투자 위축으로 건설투자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지속할 소지가 있는 점도 악재로 꼽는다. 저성장 기조와 함께 0%대의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경우 공포의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불길한 가설까지 세우고 있다.

내년도 경제성장, 비관적 전망 우세하나...올해보다 나아질 거라는 ‘경기바닥론’에도 무게 실려

국내 산업에 대한 시계(視界)도 캄캄하다.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2020 산업 전망 및 산업위험 평가 결과' 보고서 내용은 전혀 뜻밖이다. 비관 일색이다. 평가대상 40개 산업 가운데 내년에 올해보다 업황이 좋아질 걸로 예측되는 분야는 단 하나가 없다. 32개 산업이 올해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치고, 8개 산업은 지금보다 되레 나빠질 것으로 예측한다. 

석유화학과 소매 유통, 디스플레이 패널, 종합건설, 주택 건설업, 시멘트, 부동산 신탁, 할부 리스 등이 올해보다 더 힘든 내년을 보내게 될 업종으로 지목된다. 작년에 내놓은 전망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정유업 등은 그나마 업황이 좋을 걸로 예상되었다. 올해는 그런 호황 업종이 눈에 띄지 않는다.

내년 중 자동차 부품, 소매 유통, 디스플레이 패널, 생명보험 등 4개 산업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추정한다. 나머지 산업의 기업들마저도 올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바라다본다. 신용등급 상승이 예상되는 산업이 전혀 없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관련 분석을 시작한 이래, 이듬해 신용등급 전망에서 '긍정적'인 산업이 하나도 없었던 적은 작년과 올해 뿐이다.

그런 영향 때문일까. 최근 들어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무서울 정도다.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지난달 초부터 이달에 걸쳐 20거래일 연속해서 주식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중 일본에서 13조원, 대만 10조원 규모를 순매수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외국인들이 ‘셀(Sell) 코리아’를 넘어 ‘엑시트(Exit) 코리아’로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조바심이 날만하다.

연말 새해전망은 ‘전망’에 불과하며, 시간 흐르며 조정되게 마련...턱없는 과시, 지레 위축은 금물

긍정론이 없을 리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글로벌 기관에서 발표되는 다수의 경제전망 보고서는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이 올보다 높아질 것으로 밝게 추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을 2.0%와 2.3%로 올려잡았다. 2020년 내수와 수출의 개선이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을 인정하면서도 금년보다 높은 수준의 내년 성장률을 제시했다.

정부도 낙관을 호언한다. 경제가 내년은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자신감을 연이어 피력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내년에 최소 2.2% 이상의 경제성장을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장담한다. 과거의 정부 행적에 비추어 볼 때 심리적 기대치에 불과할 소지가 다분하다. 그래도 당면한 상황이 워낙 절박한지라 정부를 믿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실제로 한국경제가 올해 저점을 찍고 내년에는 최소한 올해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거라는 경기바닥론이 고개를 든다. 경기회복, 기저효과 등으로 플러스 증가율의 수치개선이 나타날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시나브로 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도 경기회복에 무게감을 더한다. 다만 여기에는 여러 조건들이 전제되어 있다. 미중간 갈등 완화, 반도체 사이클 회복, 소재와 부품 산업 집중 투자, R&D 분야 노동유연성 확보, 획기적인 규제 해소 등의 난해한 단서들이다.

결국 그게 그 소리다. 비관과 긍정, 추론은 상이하나 논지는 동일하다. 양쪽 주장 모두 버릴 게 없다. 쓸모 있게 응용하는 게 관건이 된다. 비관론은 경계심을 유지하며 만약에 대비하는 플랜B로 활용하면 제격이다. 긍정론은 자신 있는 정책추진의 준칙으로 더할 나위 없다. 연말의 새해전망은 말 그대로 ‘전망’에 불과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정이 반복되게 마련이다. 턱없는 과시는 금물이나, 지레 겁먹고 떨 필요도 없다. 경제는 자신감이 요체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dsoft.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