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일당 5억 원의 ‘황제 노역’으로 분노를 샀던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과 드라마 올인을 집필한 스타작가 '최완규' 씨를 비롯한 상습 고액 체납자들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강민수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허 전 회장을 포함해 고액의 세금을 상습적으로 내지 않은 체납자 6천838명의 명단을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공개 대상은 2억원 이상 국세를 1년 넘게 체납한 이들의 이름·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 세목, 납부기한 등이다. 분할 납부하는 과정에서 체납액이 2억원 미만이 되거나 불복 청구 중인 경우 등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고액·상습 체납자 중 명단에는 과거 하루 5억원씩 탕감받는 구치소 노역을 했다가 ‘황제노역’ 논란을 빚었던 허 전 회장이 56억원을 체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석호 우주홀딩스 전 대표가 66억2500만원, 김한식 전 청해진해운 대표가 8억7500만원, 황효진 전 스베누 대표가 4억7600만원, 최완규 방송작가가 13억9400만원을 체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 및 경영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번 최고액 체납자 명단에는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자 홍 모씨가 무려 1천632억 원의 세금을 내지 않아 개인 중 최고액 체납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공개된 2억 원 이상의 고액 체납자의 체납액은 총 5조 4천억 원을 넘어섰지만 올해 국세청이 이들을 추적해 확보한 세금은 1조 7천여억 원에 불과했다. 반도 못 돌려받은 셈이다.
작년과 비교해 고액·상습체납자는 320명 줄었지만, 100억 원 이상의 고액체납자가 늘어 전체 체납액은 1천633억 원으로 증가했다.
국세청은 악의적 체납자에 엄정 대응하고 체납 징수 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내년부터 전국 세무서에도 체납징세과를 신설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체납액이 5천만원 이상인 경우 체납자의 친인척의 금융 조회까지 허용하는 금융실명법 개정안' 지난 10월 말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부터 친인척 명의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에 대한 추적조사까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