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열흘간 삼성전자 주식을 1조5천억원어치 이상 팔아치워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1월 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0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이 기간 동안 매도한 삼성전자 주식은 총 2천980만6천234주이며 그 금액은 총 1조5천305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99% 내린 4만9천900원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으로 10월 18일(4만9천900원) 이후 한 달 보름 만에 5만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종가 기준 연고점인 11월 15일의 5만3천700원과 비교하면 7.08% 하락했다.
9월부터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등에 힘입어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삼성전자 주가도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외국인이 판 물량은 개인과 기관 투자자가 받았으며 지난 열흘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삼성전자 주식 4천979억원, 9천7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외국인 누적 순매도 금액은 3조5천857억원이며 42.7%의 규모다.
한편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비중 상한제도(CAP)’ 적용을 피하면서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 매물이 쏟아질 위기를 넘기게 됐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 초부터 지난 10월까지 40% 가까이 올라 국내 첫 시가총액 비중 상한제도 적용 사례가 될 뻔 했다.
지난 6월 처음 도입된 시가총액 비중 상한제도는 매년 5월과 11월 마지막 매매 거래일 기준으로 직전 3개월 평균 코스피200 편입 비중이 30%를 초과하면 그 다음달(6월과 12월)에 비중을 강제로 30%로 조정하는 것이다. 제도 적용을 받으면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로 하는 펀드는 관련 주식 비중을 최대 30%로 낮춰야 한다.
삼성전자가 시총 30% CAP 적용을 피하면서 자산운용사와 기관 등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비중이 30%를 초과해 거래소가 이 비중을 30%로 강제 조정하면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등은 30% 초과분을 기계적으로 팔아야 한다.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비중 상한제도 적용을 받았으면 시장에 매물이 쏟아져 한국 증시가 출렁거릴 수 있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 운용자금은 약 15조원으로 추정된다"며 "삼성전자가 상한비중을 1% 초과하면 약 1500억원 규모의 매도 물량이 시중에 나왔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