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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의 피와 땀...삼성, 노조 활동 보장하라
근로자들의 피와 땀...삼성, 노조 활동 보장하라
  • 오풍연
  • 승인 2019.11.1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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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 16일 공식 출범...권리는 스스로 찾아야

[오풍연 칼럼] 나는 삼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여러 번 얘기했을 것이다. 삼성이 한국 경제에 기여한 바는 인정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근로자의 눈물도 있었다. 오너나 CEO들이 경영을 잘해 오늘의 삼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 식구, 즉 근로자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성은 그동안 무노조를 자랑해 왔다. 직원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니까 노조가 있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였다.

과연 그럴까. 근로자에게도 기본권이 있다. 단체교섭권이나 단체행동권 등이 그것이다. 이는 노조를 설립해야 누릴 수 있는 권리다. 그런데 삼성은 그것을 철저히 막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한국의 1등 기업, 글로벌 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 삼성 임원들은 노조 설립 방해에 앞장섰다. 그게 회사를 위하는 길, 오너에게 잘 보이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삼성의 몰인간, 비정함을 지적한다. 나도 간접적으로 당한 바라서 똑똑히 기억한다. 노조가 있으면 불가능한 일들이 벌어졌다. 노조를 막으려고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노조 설립을 회사가 장려하지는 않더라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가 16일 공식 출범해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삼성의 노골적인 방해 내지는 탄압이 예상된다. 삼성은 지금까지 그래왔다. 근로자들이 이에 대항해야 한다. 권리를 찾기 위해서다.

진윤석 삼성전자 노조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자의 권익은 우리 스스로 노력하고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회사가 시혜를 베풀 듯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진정한 노동조합 설립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 출범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무노조 경영'이 원칙인 삼성전자에도 3개의 소규모 노조가 있지만, 양대 노총 산하 노조가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삼성전자 노조 출범은) 한국 사회에 더는 '무노조 경영'이나 '반(反)노조 경영'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기업 문화의 정착이 시작되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상급 단체인 금속노련의 김만재 위원장도 "삼성 재벌이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지배·개입을 획책하거나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정확한 조합원 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략 500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조합원 수를 늘리기 위해 오는 18일 삼성전자 전 사업장에서 동시다발 선전전을 하는 등 조직화에 나선다. 진 위원장은 조합원 1만명 달성이 1차 목표라고 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조합원 수가 일정 규모에 달하면 사측에 정식으로 교섭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근로자도 더 이상 회사의 눈치를 보지 말라. 조합 가입은 자유다. 부당대우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도 노조 가입은 필요하다. 조합을 파괴하려는 삼성 경영진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권리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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