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인 구글이 대형 은행 씨티그룹과 손잡고 내년에 구글뱅킹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구글 외에도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우버 등의 ‘IT공룡’들이 금융업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히면서 이들이 금융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 시간) 구글이 내년부터 씨티그룹 및 스탠퍼드대 신용협동조합과 협력해 구글페이에 연동된 개인 당좌 계좌(Checking account)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구글은 은행업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씨티그룹이 금융망 운영, 규제 준수 등 은행 계좌 운영의 핵심 업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은행 계좌는 저축 용도의 예금 계좌(saving account)와 수표 발행 및 지급 결제를 위해 쓰이는 당좌 계좌로 나뉜다. 구글페이를 통해 해당 은행 계좌에 돈을 넣어두면 예금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구글 외에도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의 ‘IT 공룡’들이 잇따라 금융업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나섰다. 최근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은 디지털 지급결제, 은행 계좌 개설, 대출 등 소비자금융 시장으로 사업을 급격히 확장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앞서 12일 인스타그램, 메신저, 와츠앱 등을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통합결제 체계인 ‘페이스북페이’를 선보였다. ‘페이스북페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화폐 ‘리브라’를 통해 중앙은행의 발권이 핵심인 금융시장의 기존 질서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올해 8월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신용카드인 ‘애플카드’를 선보였다. 아이폰 성장세 둔화를 서비스 시장에서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애플은 이미 애플페이로 1억40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도 기존 은행과 당좌계좌를 내놓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량공유업체 우버 또한 모바일 뱅킹 계좌를 신설하고 지난달 ‘우버머니’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IT 공룡’ 들이 단기적으로는 씨티은행을 비롯한 기본 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업계에 진출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단독으로 금융서비스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을 비롯한 ‘IT 공룡’들이 향후 금융계의 흐름을 바꿀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